여행

좌충 우돌 숭문중 1학년2반 가을소풍

깜장소 2024. 1. 3. 11:37

2009-10-07 

 

10월 6일 가을소풍날입니다.

 이번 가을소풍의 주제는 한강 고수부지 자전거 타기입니다. 원래 소풍이라면 좀 더 재미난 이벤트가 필요하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신종풀루인가 뭔지 때문에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말라고 합니다. 놀이공원도, 극장도, 박물관도 가지 말라고 합니다. 그럼 어디 가나요? 결국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기로 합니다.

 

성산대교 및에 모였습니다. 한강자전거타기를 주제로 삼았는데 문제가 생깁니다. 자전거를 못타는 녀석들이 있는 겁니다. 그거도 3명이나 .... 지난 1일 연휴에 들어가기 전, 자전거를 못 탄다는 녀석들을 협박합니다. '배워라! 니들 나이면 30분이면 된다'  그리고 확인해보니 두 녀석이 자전거를 배웠습니다. 결국 한 녀석만 2인용 자전거 뒤에 태우면 되겠습니다. 기대 이상의 성과인데요^^   

  

안전라이딩 설명 및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있습니다.물론 딴짓하는 녀석들 꼭 있습니다. '재동아! 앉아서 잘 들어야지!'

  

이제 출발입니다. 자전거는 처음 배우기에 그리 어려운 운동이 아닙니다. 그러나 넘어지면 다치기 쉽기 때문에 안전주의사항을 꼭 숙지해야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속도 내는 것, 먼거리를 가는 것, 다 버겁습니다. 이날 총 라이딩 거리가 30km 쯤 되었습니다. 처음 타는 아이들에게 그리 만만한 거리가 아니지요. 물론 익숙해 지면 하루 일 이백키로도 어렵지 않습니다.

  

첫번째 쉬는장소인 마포대교 북단 쉼터입니다. 출발해서 거리는 5km 정도인제 벌써 지치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30명이 하나의 대열을 이루려면 중간을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같이 몰려 다니면 추월하려는 사람들과 뒤엉켜 사고날 확율도 높습니다. 문제는 나누어진 대열을 이끌 사람과 후미를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것이지요,

 

중간은 못 봐도 후미는 챙겨야 겠지요. 그래서 선택된 인물, 남정훈입니다. 우리반에서 자전거를 가장 잘 탄나고 하네요. 물론 자칭^^ 늦어도 상관 없으니 모든 아이들 챙겨서 마지막에 오라고 당부를 합니다.

  

가을 한강 날씨가 환상입니다. 추석직후 10월 초, 1년 중 가장 쾌적한 기간인 것 같습니다. 멀리 원효대교가 보입니다. 건축가 서현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 하나라고 극찬한 다리입니다. 원효대교부터 한강다리에 대한 미학적 고민이 시작되었다고 소개합니다, 오래전에 읽었던 책인데 무척 재미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건축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기바람니다.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효형출판

  

코스모스도 이쁘게 피었습니다. 코스모스가 가을에만 피는 것은 아닌데 어떻게 가을꽃의 대표가 되었을까요? 아마도 찬바람이 나기 시작하고 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이 가을을 연상시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코스모스라... 순 우리말로 살살이꽃이라고 합니다. 휠씬 이쁘지 않습니까? '살살이꽃'  좋은 우리말 꽃이름도 있는데 외래어를 쓰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좀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하겠습니다.

  

반포대교 북단입니다. 예훈이가 도착하는군요. 우리반에서 가장 활달하고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는 친구입니다. 반포대교 공사도 끝나서 분수도 생기고, 자전거 전용차선이 생겼습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저 같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입니다만 정치적인 색채도 있는 것 같아 좋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유난히 지방 선거를 앞에 두고 공사판이 많이 벌어집니다. 미리미리 시작하고 차분하게 진행하면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을텐데, 언제나 선거 직전에 밀어 붙이기 식으로 진행됩니다. 또 녹색성장을 얘기하며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을 주장하지만 실 내용은 땅파서 공사하자는 주장을 합리화시키기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아 보입니다.  요즘 일고 있는 자전거 붐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상윤이가 두손을 놓고 들어옵니다. 본인은 즐거워보입니다만 위험합니다. 자전거 인구가 늘어가면서 자전거 관련사고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안전사고에 대한 의식도 부족하고, 차량들의 자전거 배려도 없습니다. 법률적인 조항도 정비가 안 돼 웃지못할 사건도 가끔 일어납니다.
 몇년전 휭단보도를 건너던 자전거를 벤츠 승용차가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자전거가 전파되고 자전거 운전자는 크게 다쳤습니다. 승용차가 조금 긁혔지요.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중앙선 침범'으로 자전거 과실이 큰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게다가 8대 중과실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이런......--;

  

윤식이가 드디어 석현이를 태우고 왔군요. 뒤에 앉은 석현이가 자전거 못타는 단 한명입니다. 반포대교 북단에서 남단으로 건너왔습니다. 그런데 한 녀석이 안 보입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두녀석이 2인용 자전거가 신기하고 재미있어 보이자 자전거를 바꿔타자고 합니다. 위에 보이는 석현이 녀석, 고개를 끄덕입니다. 다른 두녀석 2인용자전거 타고 신나게 다리를 건넜습니다.  문제는 석현이가 자전거를 못 탄다는 것이죠. 혼자서 끌고 옵니다. 이런.... 너무 착해도 탈입니다^^ 저한테 엄청 혼난 윤식이가 언른 가서 석현이를 태우고 옵니다.

 

반포대교 남단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주로 김밥입니다. 선생님 김밥은? 물론 없습니다. 빈정 상했냐구요? 아닙니다. 몇 년 전만해도 소풍에 선생님 김밥 하나 안 사오냐며 속으로 투털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바꼈지' 하고 포기하니 마음이 편합니다. 컵라면을 하나 사 들고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들 김밥을 뺏어 먹습니다^^  

  

이제 다시 출발입니다. 힘이 들었는데 뒤처지는 녀석이 생깁니다. 장거리가 처음이니 힘도 들고 X꼬도 아플겁니다.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만 한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아마도 아파트밖에 보이는 것이 없다는 점일 겁니다, 꽤 많은 나라를 여행했다고 하는 저도 강변에 이렇게 아파트만 있는 도시는 본적이 없습니다. 위 사진에도 보이듯이 아파트 아닌 것은 굴뚝하고 남산타워밖에 없습니다.  

  

장난치느라 못 오고, 자빠져서 못 오고, 체인 빠져서 못 오고, 좌충우돌 사연도 많습니다. 안 오니 기다리지요. 그래도 앞에서 따라오는 녀석들은 즐거운 표정입니다. 청명한 가을날입니다. 사진 몇장 감상하시지요

  

이렇게 해서 출발 장소인 성산대교로 돌아오고 소풍을 마무리 하게 됩니다. 30명 아이들의 얼굴입니다. 빠진 얼굴이 태반입니다. 사진에 없는 친구들아! 미안하다. 그런데 니들이 사진촬영을 거부했잖아^^ 
 



   이상 10월 6일 '좌충우돌 숭문중학교 1학년2반 가을소풍'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