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012 숭문중학교 3학년 5반 1박2일 소풍 -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깜장소 2024. 1. 5. 10:48

2012-10-31 

지난 10월 9,10일에 결쳐 1박2일 소풍 다녀왔습니다. 무슨 소풍이 1박2일이냐구요. 숭문중학교 3-5반은 그렇게 갑니다^^ TV 1박2일 프로그램이 생기기 휠씬 전부터 아이들과 가을 소풍을 하루 자는 곳으로 다녀오곤했습니다. 벌써 한 15년은 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강촌으로 많이 갔습니다만 약간의 문제가 있어 장소를 강화도로 변경하게 되있습니다. 무슨 문제냐구요? 강촌은 기차타고 가는 낭만도 있습니다만 밤에 좀 시끄럽습니다. 강촌은 대학생들이 많으니 젊의 남녀들의 야밤 행각들이^^.....  그러지 않아도 호기심 만발인 중학생 녀석들에게 보여주기 민망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변경된 장소, 강화도 동막해수욕장입니다.   


그런데 한번에 강화도 동막 해수욕장 가는 차가 없습니다. 신촌에서 버스타고 온수리에서 갈아타야 합니다. 강화도 온수리로 펜션 사장님이 픽업을 나와주기로 하셨습니다. 예전에 강화도는 신촌강화버스터미널에서 출발했습니다만 요즘은 신촌 아트레온 극장앞에서 출발합니다.

사실 이번 소풍은 그냥 다른 반처럼 하루 행사로 다녀오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걱정되는 녀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박 2일로 가야한다고 아이들이 난리를 피웁니다. 1학년 때 같이 갔던 녀석들이 3학년에 있으니 경험이 있는 것이지요. 고민 끝에 아이들에게 제안합니다.

담임 : 좋다 그러면 1박2일 소풍을 가는 데 약속해 줄 것이 있다
아이들 : 뭔데요?
담임 : 소풍가서 몰래 술 담배 안 하기 약속할 수 있냐? 
아이들 :  약속해요
담임 : 000 와 *** 니네들 약속할 수 있어?
000 *** : ......왜 우리한테 --; 알았어요 약속해요!
그래도 불안합니다.
담임 : 좋다 1박2일 소풍을 가는데, 혹시라도 몰래 딴짓 하다 걸리는넘은 벌금 3만원이다. 신고하는 넘은     상금 2만원이              고.
아이들 : 와 신난다! 그런데 왜 벌금은 3만원, 상금은 2만원이에요?
담임 : 마! 나도 남는 게 있어야지^^


예년은 소풍 전날 시험 끝나는 경우가 많아 시간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7교시 수업까지 마치고 출발하니 좀 늦어졌습니다. 차 시간이 빠듯한데 늦는 넘들 있습니다. 당연히 벌금ㅎㅎ 1분당 500원입니다.  아이들과 시간약속할 때 한번 활용해보시지요. 벌금^^ 아주 효율적입니다.  벌금 3만원 걷어 다음날 아이스크림 먹었습니다. 이번 강화도 소풍의 소요비용 1/3도 아이들에게 1년간 걷은 지각비입니다.


여기가 최종 목적지입니다.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솔밭펜션. 벌써 몇 년째 오고 있어 사장님과 사모님이 많이 신경 써주십니다.


도착하자마자 조별로 준비한 식사준비를 합니다. 제가 언른 밥을 합니다. 국물이 좀 있으면 좋은데 시간이 없어 찌게는 못 끓입니다.


숯불구이로 거하게 한상 차려 댑니다. 얼마나 먹어 대는지 그 많은 고기들이 다 없어집니다. 일인 당 600g 한근은 먹었나 봅니다. 더 먹은 녀석들도 있구요. 


아이들 고기 굽는 것이 서툴러 펜션 사모님께서 빠르게 구워주십니다. 물론 저도 같이 굽구요. 이렇게 아이들 배부르도록 신나게 먹어 댑니다. 그리고 마무리.


아이들을 방으로 보내고 보니 저는 하나도 못 먹었습니다. 아이들이 남긴 삼겹살 몇점에 사장님이 내다 주신 소주 한병이 오늘 제 저녁식사군요. 그나마 혼자 심심할까봐 사장님이 말동무라도 해주시니 좀 낫습니다. 아이들이 선생님 안 챙기냐구요? 당연하지요^^ 지들 먹기도 바쁘다고 쳐다도 안 보네요. 한마디 하면 머리 긁으며 한점 싸주기는 합니다. 소풍가서 컵라면 사먹기 시작한 지도 한참 되었습니다. 요즘 소풍이라고 김밥을 싸주는 부모는 거의 없습니다. 거의 사서 가지고 오는데 그나마 샘 생각이나서 한개 더 사오면 다행이구요. 뭐 아이나 부모 모두들 바쁜 세상이니 크게 섭섭하지는 않습니다 흑흑ㅎㅎ   


아이들은 무얼하고 놀까요? 우선은 카드가 대세군요.


가끔 고스돕을 치기도 하지만 카드를 하는 녀석들이 대부분입니다. 아이들이 고스돕치고 카드 해도 되냐구요? 당연하지요. 이 긴긴밤 뭐하고 놀겠습니다. 이렇게 카드, 고스돕, 게임하면서 2/3 넘는 녀석들이 한잠도 안 자고 밤을 꼴랑 세웁니다.


3-5반 말썽쟁이들 다 모였군요^^


물론 야밤에 컵라면 잘 먹고 얌전하게 잠이 드는 녀석들도 있기는 합니다. 예년에는 제가 아이들과 같이 고스돕을 쳐서 애들 가진돈을 다 따기도 했습니다만 올해는 피곤했는지 일찍 잠이 들었습니다.


새벽녁 한적한 동막해수욕장이군요  


서둘러 아침을 합니다. 30명이나 되니 사서 먹이려면 견적이 안 나옵니다. 그래서 제가 솜씨를 발휘합니다. 메뉴는 짜장밥. 그리 어렵지 않은 요리로, 짜장 싫어하는 아이는 없으니 단체 메뉴로는 최고입니다. 뭐 제가 특기적성 요리반 지도 선생이니 맛은 말해 무엇하겠습니까ㅎㅎ


다들 맛나게 한그릇씩 뚝딱 해치웁니다.
밤샌 녀석들이라 입도 깔깔할텐데 잘도 먹습니다. 하긴 저 열여섯살 나이에 입 깔깔할 새가 어디있겠습니까마는ㅎㅎ


그리고 갯벌로 들어갑니다. 사실 동막해수욕장이 있는 강화도는 세계3대 갯벌 중에 하나입니다. 넓은 곳은 갯벌의 길이만 12km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런 갯벌에 너무 멀리 나가면 못 돌아오는 일^^도 가끔 생긴다고 하네요. 조개나 해산물도 풍부하여 게나 모시조개 바지락도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습니다.  


갯벌체험도 귀찮은 녀석들은 그냥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듣습니다. 그러고 있으면 심심하지 않냐고 물어봅니다. 재미있다고 하네요. 하긴 꼭 뭐 해야 재미있겠을까요. 그냥 지들끼리 모여만 있어도 즐거운 나이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단체 사진찍고 1박2일 소풍을 마무리하며서울로 돌아오게 됩니다. 다소 준비가 필요하고 조금 번거롭기도 합니다만 아이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매년 학기말에 1년 중 가장 재미 있었던 일을 꼽으라고 하면 언제나 1박2일 소풍이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지금 다들 아이들 데리고 한번 가보시지요. 1박2이 소풍 .


#소풍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1박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