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의 책

똑똑한 등산이 내 몸을 살린다 - 야마모토 마사요시

깜장소 2024. 1. 5. 11:06

2012-11-12

이번에 소개할  책은 출간된 지 몇년된 책 '똑똑한 등산이 내몸을 살린다' 입니다. 산에 관한 책들이 대부분 등반기나 산 소개나 등반에 대한 소회 등이 대부분입니다만 이책은 전혀 다른 각도에서 등산을 조명합니다. 어떻게 등산 중에 피로가 생기는지 일반 등산과 크라이밍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자세하게 다룹니다. 한마디로 '등산 잘하는 법'에 관한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책의 저자인 여마모토 마사요시라는 사람은 운동 생리학과 과학분야의 전문가입니다. 스포츠 선수, 등산인의 운동 능력에 향상에 관한 연구에 권위자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저자 자신이 직접 실험 대상이 되어 측정 장치를 달고 수많은 산을 올랐습니다. 이 책은 아콩가구와 초오류 무산소 등정을 비롯한 생생한 실전 경험과 고지 환경에서의 근 지구력과 근피로, 트레이닝에 관한 수많은 연구 연구업적으로 든든한 이론적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처음 보면서 놀란 것은 다양한 실험 데이터와 운동생리학의 실측 자료들입니다. 필자가 30여년간 직접 측정하고 심지어는 자신이 실험 대상이 되어 측정한 다양한 데이터들이 이해를 돕습니다. 자료 수집과 축척에 관한 일본사람들의 학풍과 열정이 그대로 배어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학 시절에 장자를 비롯한 중국 고전에 수 많은 각주와 해석들을 다 수집하고 해제까지 붙이며 그간의 모든 학문적 성과들을 다 모아 놓은 책들을 보면서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나는군요. 일본 학자들만 가능한 것 같아 자괴감을 가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각주나 해석의 정리, 더 나아가 고전의 번역으로도 박사학위를 주는 일본의 학문적 풍토를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이책의 목차를 살펴볼까요

제1부 기초편

 

01 등산과 건강
02 등산과 피로


    1. 오르막길에서 어떤 피로가 나타날까
    2. 내리막길에서 어떤 피로가 나타날까
    3. 에너지원이 떨어져나 나는 피로
    4.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아 나타나는 피로
    5. 24시간 산악레이스 실험을 통해 본 피로 예방 요령

 

03 중, 고령층, 여성, 어린이의 등산

    1.중, 고령층을 위한 등산 요령
    2. 여성을 위한 등산 요령
    3. 어린이를 위한 등산요령

04 등산과 체력 트레이닝

    1. 등산에 필요한 체력이란
    2. 등산할 때 어떤 근력을 사용할까
    3. 등산할 때 어떤 지구력이 필요할까
    4. 등산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트레이닝이 필요할까
    5. 구체적인 트레이닝 방법

제 2부 발전편

05 클라이밍

    1. 프리크라이밍을 할때 필요한 체력이란
    2. 클라이밍을 할 때 근육이 느끼는 피로
    3. 클라이밍을 잘하기 위한 트레이닝

06 고소등반

    1. 저산소 환경에서 우리 몸은 어덯게 변할까
    2. 고소 등반에 필요한 체력이란
    3. 고소등반을 잘하기 위한 요령
    4. 고소등반을 할때 반드시 알아야할 기술
    5. 고소에 잘 적응했는지 스스로 알아보는 방법
    6. 고소의 호흡방법, 걷는 방법, 휴식방법
    7.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의 가능성

 

목차에서 나타나듯이 등산에서 나타나는 피로와 원인, 처방 예방법, 더 나아가 훈련방법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등산인구 1500만명이라는 시대, 누구나가 산에 한번 안 다녀본 사람이 없는 시대입니다만 자신의 몸에 맞는 등산을 즐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무리가 되는 등반은 결국 사고나 부상으로 이어져 다시는 산에 못가게 만들기도 합니다. 등산을 시작한지 몇년만에 무리한 릿지등반으로 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보는 것이 요즈음입니다.

장비의 적절한 활용도 등산에 있어 중요한 팁이지요. 요즘 등산하는 분 치고 등산스탁하나 안 가지고 다니시는 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제대로 활용하는 분들도 많지 않다는 것이지요. 이 책의 저자는 내리막길에서 나타나는 피로를 정리합니다. 내리막길의 경우 심박수 증가가 오르막길에 비해 현저하게 덜하기 때문에 편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내리막길의 경우도 근육계에 미치는 부담은 상당합니다. 즉 내리막길에서 근육통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근육이 손상되었다는 신호라고 것이지요. 따라서 소흡,순화기의 부담은 덜하나 내리막 길의 착지 충격은 오르막길의 2배에 해당하기 때문에 다리 근력은 급격하게 피로해지며 조금의 무리에도 근육세포는 손상됩니다. 내리막길의 피로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몇가지를 제시합니다. 그중에 하나가 스틱의 적절한 활용입니다. 저도 경험으로 느끼고 있지만 내리막의 스틱사용은 무릅과 근육에 미치는 부담을 상당부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자는 다리에 가해지는 힘이 줄어들면 그만큼 팔에 주어지는 힘은 증가하기 때문에 팔힘을 적절히 길러야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습니다.   


또 이 책은 피로를 느끼지 않고 장시간 산행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오랜 시간 등반 한다고 무조건 피로가 쌓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은 심박수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심박수 증가 시간이 길어질 수록 젓산이 쌓이며 피로도가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속도와 페이스를 조절해 심박수의 증가시간을 조절하면 어렵지 않게 장시간 산행이 가능하다고 조언합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오르막길에서 피로물질인 젓산이 나오지 않도록 페이스를 조절해야 한다. 심박수를 대약 분당 150-160 정도로 유지            하면 젓산이 분비되지 않는다.
둘째 내리막길에서 근육손상이 가지 않도록 강하게 착지하지 않는다.
셋째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한다.
넷째 신체가 과열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수분을 섭취한다.
필자는 이 방법을 잘 활용하면 24시간 등반도 가능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발전편에 가면 클라이밍과 고산등반을 위한 훈련법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클라이밍 전문팀이 일반화되고 많은 산악인이 8000m 이상의 고소 증반에 나서는 지금, 기초적인 준비와 훈련법에 관한 책으로는 아주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설령 8000m 이상의 고소등반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반인들도 많이 접근하는 히말라야 트레킹의 준비 지침서로서도 부족함이 없다고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