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운남성 여행기 3편 - 곤명
2005년 7월 21일
6:00 기상, 아침식사
10:00 석림 출발
12:00 석림 도착, 점심식사
17:00 구향동굴 도착
19:00 구향동굴 출발
21:00 곤명도착
두 시감 남짓 잠을 자고 기상하였습니다. 별로 피곤함을 느끼지는 않네요. 평소에도 수면시간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여행만 하면 더 적게 잡니다. 이번 여행에도 평균 4시간 정도 잣나 봅니다. 젊은 것들(?)이 혀를 내두릅니다. ‘짜식들 그래서 체력은 평소에 비축하는 거야’ 테니스로 단련된 체력 어디 가겠습니까.
흔히 안남미 불리는 날아가는 쌀로 만든 밥과 계란 감자 등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습니다. 이제는 석림과 구향동굴을 갈 차례입니다. 석림은 곤명에서 70km 정도입니다. 구향동굴은 석림에서 100km 이고, 구향동굴에서 곤명까지 다시 100km 정도입니다. 언듯 보면 하루에 다 관광이 가능해 보입니다만 중국에서는 그리 만만한 거리가 아닙니다.
우선 도로 사정이 그리 의의치 않습니다. 차량의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아 속도가 나지 않지요. 그리고 운전사들이 시간약속도 잘 지키지 않습니다. 차량배치도 맞아 떨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는 구경이 불가능한 거리라고 보면 됩니다.
어쩔 수 없이 차량을 전세 냅니다. 중국에서 파오차라고 불리는 차량인데 흔히 빵차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 다마스와 같은 급의 차량인데 엄청 작고 불편합니다, 물론 속도도 나지 않구요. 그럼에도 이후 뻔질나게 이용하게 되는 차량이지요. 차량 한대 빌리는데 500원입니다. 그러니까 1인당 100원인데, 한국 돈 13,000원 정도 됩니다. 우리 돈으로 보면 별 것 아니지만 중국에서는 엄청 큰돈입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하루에 석림과 구향동굴을 하루에 가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는데.
여기서 잠깐 - 중국의 교통
중국은 국토가 넓은 관계로 이동거리가 무척 먼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대중교통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시간예측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과 표구하기가 힘들다는 것 입니다. 거리만 보고 시간계산을 하면 전부 다 틀립니다. 최소한 50%정도의 시간여유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중국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표를 미리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도착하자마자 다음 이동지로 가는 표를 챙겨야 한다는 것이지요. 버스의 경우 비교적 표 구하기가 쉽지만 엄청나게 좁고 불편한 경우가 대분분입니다. 기차의 경우 시간이나 편리성이 그런대로 나은 편이지만, 여름 휴가철의 경우 표가 아예 없습니다. 이미 여행사 같은 곳에서 싹쓸이를 합니다. 이 경우 역에서 서성대는 삐끼를 찾으면 표를 구할 수 있습니다. 약 간 웃돈을 주기는 하지만 긴 시간 편하게 가기 위해서는 기차표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중국여행을 하다보면 표 구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 됩니다. 제 경우도 따져보면 여행시간의 상당부분을 표를 구하느라 소비한 것 같습니다.
9시까지 오겠다는 차가 안 옵니다. 소개해준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연신 전화를 합니다. 전화로 ‘다 왔다’ 고 합니다. 물론 뻥입니다. 중국인들 뻥 심합니다. 종종 액면그대로 믿다가는 낭패를 보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렇게 생긴 차가 한 대 도착합니다. 석림과 구향동굴 가는 다른 일행이 있어 한 대가 더 와야 합니다. 우리는 먼저 출발하자고 하니, 다른 차량의 운전사가 길을 몰라 같이 가야 한답니다. 물론 뻥입니다.
결국 간신히 10시에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곤명에서 석림까지는 70km. 고속도로도 있습니다만 시내통과하고 다시 고속도로 통과하고 시간이 걸립니다. 도착하니 12시가 되었습니다.
점심을 먹여야겠지요. 운전사가 안내합니다. 아마도 저희를 안내하면 뭔가(?)가 있겠죠. 알면서 아무 소리 안하고 그냥 먹습니다. 앞으로 한참을 더 같이 움직여야 하는 운전사 얼굴을 보니 어쩔 수 없죠. 그래도 중국음식을 아는 친구들이 있어 먹을 만한 것을 시켜줍니다.
자 이제 석림 관광입니다. 돌숲이라.... 실제로 보니 돌이 나무처럼 서 있군요. 하늘에서 보면 삐죽 삐죽 솟아난 돌 때문에 지옥처럼 보인다고 하네요.
요렇게 안내도로 보면 작아 보이네요. 실제로는 엄청나게 큰 규모입니다. 수 억년전에 바다 지형이 융기해서 이런 모양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엄청나게 규모가 큼니다. 관광지로 조성한 것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요.
다른 소개 자료를 볼까요
국가 AAAA급의 석림
위치 곤명 남동부 76Km 지점
입장료 90원/1인 (학생 할인 가능)
교통편 곤명남부 시외버스터미널
예상관람시간 최소 2시간
추천식당 석림에서 나와 이량 가는 길쪽 깨끗한 집
주의사항
1. 주말에는 사람 때문에 정신이 쏙 빠진다
2. 가이드가 없을 경우 길을 잃기 쉬우니,
중앙의 [망봉정] 위치를 기준으로 잘 움직일 것
기괴한 돌의 숲 - 석림(石林)
석림은 곤명에서 동남쪽으로 76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으로 지금부터 약 2억 7천년 전에는 바다였다고.
그것이 지층변동으로 융기하여 지금은 해발 1,750 위에 우뚝 솟아 있다.
오랜 풍화 작용을 거치면서 기괴한 모습을 이루었는데, 보지 않고서는 상상조차 못한다
이곳은 면적이 무려 3만 헥타아르.
끝에 보이지 않게 돌의 숲이 펼쳐져 있다.
기어다니듯이 오르내리다 보면 어딘선가 서유기의 손오공이 튀어나올 것 만 같다.
역시 기괴한 지형이 많습니다. 연못도 있어서 신비감을 더해 줍니다. 대략적인 연못의 깊이는 40m정도 인데, 곳에 따라서는 깊이를 모르는 곳도 있답니다.
중국은 입장료가 엄청 비쌉니다. 왠만하면 우리 돈으로 7,8천원 씩 합니다. 석림은 90원 이니 우리 돈 12,000원 정도네요. 교사 신분증으로 학생할인을 받으려 했습니다만 실패, 까다롭게 굽니다. 그러나 이후 교사 신분증으로 다른 곳은 전부 할인 받았습니다.
그리고는 집결 구향동굴로 향합니다. 거리는 대략 100km좀 안 됩니다. 2시간 걸리네요. 차가 좁아 조금씩 불편해지기 시작합니다.
입장료는 60원인데 학생할인 30원에 들어갑니다. 앗싸!!!!
입구에서 보이는 엄청난 물의 굉음과 규모가 보는 이를 압도합니다.
동굴안으로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물이 흐르는 것을 본 것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들어갈 수록 물소리는 커지고 경치는 기묘해 집니다.
소개자료를 보죠
국가 AAAA급의 구향동굴
위치 곤명 남동부 90Km 지점, 석림과는 30Km
입장료 60원/1인 (내려오는 리프트 30원)
교통편 곤명동부 출발 시외버스 外
예상관람시간 최소 2시간 (리프트 10분)
개장 시간 오전 08: 30 ~ 오후17: 30
동굴 바닥이 미끄러우니 운동화나 등산화 착용해야 한다.
또한 동굴이 커서 돌아다니기가 쉽지 않으니
배낭은 최대한 가볍게 챙겨가는 게 좋다.
동굴을 모두 둘러본 뒤에 걸어서 내려오는 것은 무리.
너무너무 힘들다. 그러니 리프트를 이용할 것.
나무 꼭대기로 지나가는 시원한 바람에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동굴에서 들리는 물소리와 규모가 보는 이를 압도합니다. ‘제길 복 받은 넘들’ 욕이 나옵니다. 땅덩어리 넓은 것도 부러운데 뭐 이런 경치까지 가지고 있어. 화가 납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그냥 보는 수밖에 없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동굴의 여러 가지가 다 있네요. 황산이나 구채구에서 보이는 석회석에
물이 흘어 만든 기묘한 지형도 보입니다.
신전(神田)이라 불리우는 신들의 계단식 밭.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는 도대체 무엇을 심어야 할까
신들도 고민 중인지 아직까지 뿌연 물만 채워 놓은 것 같네요
이런 지형과 경치는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석림이 좋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구향동굴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관람이 끝나고 리프트를 타고 나오니 19시, 이제 다시 곤명으로 출발입니다.
곤명으로 돌아가는 길은 악몽의 연속입니다.
속도도 나지 않는 800cc 차량으로 무지막지하게 추월을 해댑니다. 앞자리에 앉은 저는, 어찌나 다리에 힘을 주었던지.... 제가 운전한 것보다 더 피곤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고속도로가 보이더군요. 宜浪(한자가 정확한가 모르겠네요) 이라는 곳인데, 곤명과 석림의 중간쯤 됩니다. 여기서 고속도로를 타면 30분이면 곤명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운전사는 여기를 그냥 지나칩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넘어 굽이굽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나중에 확인한 사실이지만 고속도로 비를 아끼려고 일부러 돌아간 것 이지요. 결국 여기서 한 시간 반이 걸려 곤명에 도착, 어찌나 화가 나던지, 따지니 딴소리만 합니다. 일행들이 말립니다1. ‘제길 첫날인데 참아야지....’
숙소 도착하니 21시가 넘었네요. 늦었지만 밥 먹자고 숙소근처 시장으로 갔습니다. 대충 찾아서 앉으니 싸고 맛있는 곳 입니다. 샤브샤브인데 일인당 10원이면 무한대입니다.
재료를 가져다가 여기다가 익혀서 먹습니다. 빨간 국물은 맵습니다. 그리 깨끗해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맛은 좋았습니다. 일인당 우리 돈 1300원 주고 이만하면 훌륭하지 않습니까?
같이 나간 일행 6명(한명은 30세 총각으로 이때부터 일행에 합류하게 됩니다) 중 남자 둘은 맛사지를 받으러 가고(맛사지는 나중에 이들 남녀 사이에 갈등의 원인이 되죠) 저와 나머지 3명의 처자들은 맥주를 사들고 숙소로 들어옵니다.
나중에 합류한 일행 포함해서 6명 중 술 먹는 놈(?)은 저 빼고 하나도 없더군요. 간신히 분위기나 맞춰줄까. 결국 먹다 남은 고량주 포함해서 저 혼자 다 먹다가 잠이 듭니다. 이번 여행 내내 그렇게 지냅니다....
아 처량 맞아라!!!!!
여행 첫날이 그렇게 저물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