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베트남 남부 여행 3 - 무이네

깜장소 2024. 1. 7. 14:00

2018-01-29

아침 일찍 무이네로 향한다. 무이네는 베트남 남부의 대표적인 휴양지이다. 수 많은 리조트가 몰려 있으며 요금도 저렴하여 많이 이들이 찾고 있다. 무이네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자

무이네는 베트남의 남동부에 위치한 빈두언성 판티엔의 구이다. 1990대 중반 리조트 단지로 개발되었으며 휴양 시설과 음식점, 카페 등이 들어서 있다. 평균 기온은 27℃이며 주로 12월에서 5월까지 관광객이 몰린다. 무이네 해변으로 유명하며 호치민 나짱의 중간에 위치한다. 인근에 어촌이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고 가격도 매우 저렴한 편이다. 사막과 같이 붉은 모래 언덕, 하얀 모래언덕이 있고 때묻지 않은 해안선이 작은 어촌 마을에 닿아있다. 1990대 중반에 개발되었으나 수백 개의 리조트가 만들어질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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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네까지는 슬리핑 버스를 이용한다. 3시간이면 도착하는데 구태여 슬리핑버스를 타나 싶다. 그런데 다른 교통수단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매우 불편하다고 하니 방법이 없다. 오랜만에 타보는 슬리핑 버스인데 자리가 넓지는 않다. 그나마 가장 좁은 앞자리를 피해서 다행이다. 병준이는 맨 앞자리^^ 휴게소에서 내린 병준이는 버스가 불편하다고 투털거린다. 앞자리가 좁고 뒷자리는 조금 넓다고 하니 재수도 없다며 혀를 찬다. 뭐 여행이 복불복이지^^ 뒷자리 앉은 러시아 아이가 엄마한테 조잘조잘 얘기를 하는데 무척이나 귀엽다. 요즘 이런 얘기하면 누가 손주 볼 나이라 그렇다고 놀린다. 중국에서 슬리핑버스를 처음 타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90년대 중반  중국 윈난성인 것으로 기억되는데, 우리나라 45인승 보다 작은 버스에 침대를 41개를 만들어 놓아 놀랐던 적이 있다. 오죽하면 하두 침대를 여러개 만들어 일일히 좌석수를 세어 봤을까^^  불편한 버스를 15시간 가까이 탔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지금은 힘들어서 못할 듯하다. 아닌가? 또 닥치면 타고 다니려나.. 

무이네 도착 신카페에서 운영하는 호텔에 투숙한다. 저렴하고 멋진 리조트도 많다고 하는데 내일 다시 호치민가는 차를 타야 하니, 그냥 버스 타기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는다. 그래도 수영장도 있고 나름 리조트 흉내는 내고 있다.  바닷가에 바로 붙어 있고 수영장 너머는 바다이다. 물 빛깔이 그리 곱지 않고 해수욕객도 많지 않다. 바다로만 보면 나짱만은 못한 듯 하다.

호텔식당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해 본다. 병준이는 치킨 한조각에 밥, 나는 해산물 볶음밥을 주문한다. 베트남은 해안선이 길어 해산물도 풍부하고 음식도 다양하다. 이웃나라 태국도 다양한 음식문화로 유명하다. 동남아시아를 돌아 다니면서 음식에 관해서 가장 의아했던 나라는 필리핀이다. 음식이 단순하고 그리 먹을 만한 것도 보이지를 않는다. 일반사람들이 대부분 즐겨먹는 것은 병준이가 주문한 것 비슷한 치킨 한 한조각에 밥, 그나마 소스나 야채도 거의 없다. 700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면서 해산물도 굉장히 비싸다. 아마도 바다양식이 발달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새우정도만 양식해도 돈벌이가 될 것 같은데..  이 참에 은퇴하고 필리핀에서 새우양식이나 해볼까^^ 

무이네에서도 신카페를 이용해 숙소와 교통편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신카페는 베트남 주요 여행지에 있는데 특히 배낭여행자들이 많은 지역에 있어 도움받기가 용이하다. 또한 1일 투어나 단기 패키지여행도 운영하니 계획없이 간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하다.

이번에도 모터바이크를 빌려타는데 다시 봐도 영락없는 중국집 배달원이다. 그나마 두대를 빌려 병준이와 따로 타기로 한다. 어떻게 이번에는 이쁜 아가싸라도 뒷자리에 한번 태워보려나^^ 사실 한국에서는 오토바이 탈 일이 없다. 오토바이도 없지만 너무 위험해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차들도 전혀 배려해 주지 않는다. 도로에서 자전거도 배려해주지 않는 운전자가 대부분인데 하물며 오토바이는 오죽할까? 가끔 제자들이 오토바이 타다가 사고가 났다는 소식이 들린다. 요즘 젊은 아이들에게 유행기도 하니 오토바이 인구는 늘어가는 하는데 안전 문제는 답보상태이다. 할리데이비슨에 근무한 제자 강희는, 좋은 오토바이는 상대적으로 안전한데 후배들은 그런 오토바이를 타보지도 못하고 사고부터 당한다고 안타까워한다. 그나마 베트남은 오토바이가 워낙 많아 차량에 밀려날 일은 없다.

무이네의 대표적 관광지 레드샌드로 행한다. 레드샌드는 붉은 모래가 있어 석양에 더욱 아름다운 곳이다.사실 사막느낌이 나지만 실제로는 언덕에 있는 좀 커다란 백사장이다. 그럼에도  화이트 샌드와 더불어서 오늘날 무이네가 휴양지로 개발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곳이다. 동네 아이들이 나무 판자로 만든 썰매를 빌려준다고 접근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모래 썰매를 타겠다고 썰매를 빌린다. 문제는 걸어서 모래 언덕을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고 또 올라가봐야 썰매를 탈 만한 경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아이들 등살에 썰매를 빌리면 결국 몸으로 썰매를 끌어 주는라 진이 다 빠질 것으로 보인다^^ 

무이네 어촌으로 향한다. 어촌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서 수 많은 어선들과  바구니배가 보인다. 일본말로 하면 다라이 배인데^^  항구를 만들지 못해 수심이 얕은 육지와 정박해 놓은 어선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수산물도 무척 저렴하다. 30cm 정도 되어 보이는 바닷가재를 300만동에 구입해서 먹어본다. 우리 돈 15000원에 이런 호사를... 관광객도 많고 해산물도 많아 무척이나 활기가 넘치는 어촌이다. 사실 우리도 어촌이 농촌보다는 활기가 있다. 몰려사는 인구가 농촌에 비해 좀 더 많기도 하지만 일단 농촌에 비해 경제가 잘 돌아간다. 많은 사람들이 실재로 귀농을 하지만 사실 농촌에서 먹고 살만한 거리가 그리 많지 않다. 은퇴자금으로 먹고 살며 소일거리로 농사를 지으면 별 문제가 없는데, 생계수단으로 농사를 선택하면 순간 어려움이 닥친다. 적절한 돈벌이 찾기가 마땅치 않다. 그러나 어촌은 좀 다르다. 어패류 채취부터 가공까지 다양한 일자리가 있다. 힘이 들기는 하지만 어선을 타도 돈벌이가 된다. 그래서 요즘 귀농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으면 차라리 어촌이 어떠냐고 얘기해 본다. 같이 근무하다가 지금은 은퇴하신 이창호 선생님의 말씀도 그리 다르지 않다. 이창호 선생님 고향이 제부도인데, 댁에 놀러 갔다가 만난 친구를 가리키며 평생 직업 없이 잘 먹고 잘 사는 친구라고 이야기한다. 비결을 물어보니 낙지잡는 선수라고  하신다. 돈이 필요하면 갯벌에 나가 낙지를 잡는데, 워낙 솜씨가 좋아 50마리 100마리는 몇 시간만에 잡는 단다. 2000년대 초반인 그때도 낙지는 한마리에 몇천원씩 했다.    

게까지 해서 한상 거하게 차려본다. 가재는 마늘로 요리를 했는데 알싸한 마늘향이 식육을 돋군다. 언덕아래 바닷가와 도로위의 식당 가격이 다른다. 당연히 바닷가 근처 천막식당은 가격이 보다 저렴하고 언덕위 식당은  좀 더 비싸다. 저렴하게 이용하려면 바닷가 천막이 좋고 저녁노을 이라도 감상하며 분위기 내려면 도로 주변식당이 적절하다.   

숙소로 돌아와 수영장 옆에서 맥주로 휴양지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얼마 전 본 영화 1987을 보면서 주책없이 흘렸던 눈물 이야기로 시작해 학창시절 얘기, 마르크스까지 이야기는 끝도 없다. 하긴 병준이는 전직 정의당 당원이자 현직 민주당 권리당원, 나는 공무원정치개입금지 위반으로 재판받은 전직 민노당 당원. 둘의 이야기는 밤이 깊도록 이어진다.  

이렇게 베트남 남부 여행을 마무리하고 호치민을 돌아가서 여행을 마무리 한다. 원래 계획은 미얀마도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다음은 미얀마와 캄보디아를 다녀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