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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아프리카 남부 여행 - 3. 탄자니아 세랭게티

잔지바르를 떠난 비행기가 1시간 만에 탄자니아의 국경 도시 아루사에 내려앉는다. 아루사는 해발 4566m인 메루산자락 해발 1409m의 고원에 있는 북부 행정 중심지이다.  267   면적에 인구 50만명이 살고 있는 탄자니아 두 번째 큰 도시이다. 인근에 킬리만자로 국립공원과 세렝게티 국립공원을 비롯한 여러 자연경관구가 있으며 커피의 산지로도 유명하다.

 

사실 아프리카 여행을 준비하면서 킬리만자로를 꼭 가보고 싶었다. 오랫동안 산을 다닌 산쟁이로서 당연한 바람이기도 하지만,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꼭 보고 싶었다^^ 문제는 킬리만자로 등반에만 일주일의 시간이 걸리며 동계 등반에 해당하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동계 등산장비는 꼭 필요한 것만 더불백 하나 정도 챙기면 될 것이다. 진짜 문제는 시간이었다. 병훈에게 연락하고, 이런저런 논의 끝에 일정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일정에서 일주일을 빼기가 쉽지 않았다. 메루산을 바라보며 진한 아쉬움을 달랜다.... 

아루사의 사파리 차량들

잔지바르에서 카미스가 예약해 준 가이드 고디프레이를 만난다. 일반적으로 사파리라고 하면 야생동물이 있는 자연공원에서 차를 타고 다니며 관람하는 것을 말한다. 이 말은 스와힐리어의 '여행'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는데, 그 본래의 어원은 아랍어의 '사파르'이다. 시대의 변천에 따라 사파리의 함의도 달라졌다. 지난 식민 시대에는 유럽인들이 동아프리카 내륙에서 야생동물 사냥을 위한 수렵이나 탐험조사 여행을 하는 행위를 일컬었다. 야생동물 수렵이 금지된 오늘날에는 직접 접하기 어려운 야생동물을 관찰하거나 사진촬영을 하는 등의 체험을 즐기는 여행이 되었다.

이제 오랫동안 동경해 오던 사파리 중의 사파리 세렝게티 사파리를 해볼 참이다. 3박 4일의 일정으로 타랑기르 국립공원, 응고롱로고로 분화구, 세렝게티를 돌아볼 것이다.

시작부터 빅5로 블리는 코끼리가 보인다. 운이 좋아보인다^^

타랑기르 국립공원으로 향한다. 코끼리와 바오바브나무로 유명한 곳이다. 코끼리 이외에도 가젤, 기린, 독수리, 임팔라, 딕딕 등 많은 동물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사파리 차량은 대부분 토요다 랜드크루저를 사용한다. 지프형이며 천장이 열려 동물들 관찰하기에 좋다.

 

최근에는 게임드라이브(Game Drive)라는 말이  많이 쓰이는데, 역시 차를 타고 다니면서 동물을 본다는 뜻이다. 여기서 게임은 사냥감이라는 뜻이다. 아프리카 여행책자나 광고에 자주 나오는 빅게임(Big Game)이란 코끼리 사자 같은 덩치 큰 동물을 가리키며, 특히 빅 5(Big Five)는 사자, 코끼리, 버펄로, 표범, 코뿔소를 말한다.  

코끼리는 대식가인 만큼 배설물의 양도 많다.

타랑기르 국립공원에 들어서자 빅 5 중 코끼리가 가장 먼저 보인다. 코끼리는 계곡물을 흠뻑 마신 뒤, 파란 똥을 싼다. 그리고는 긴 코를 이용해 온몸에 물을 뿌린다. 그리고 다시 주변 풀을 먹기 시작한다. 코끼리는 엄청난 대식가이다. 하지만 소화 기관은 사실 대단히 비효율적이다. 코끼리의 에너지 전환율은 40% 정도밖에 되지 못한다. 그래서 코끼리 대변을 보면 건초 덩어리가 거의 그대로 보인다. 같은 에너지를 얻으려면 훨씬 더 먹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소화기관 효율이 나쁘다는 뜻은 대변으로 배출되는 양도 많다는 뜻이다. 하루에 무려 250kg가량을 먹고 50kg을 싼다. 그런데 코끼리 똥은 냄새가 거의 안 난다. 또한 소화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그 식물의 형태나 영양분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지역 생태계에 큰 영향을 준다. 특히 씨앗은 전혀 소화되지 않고 남아 그 똥에서 발아한다.

 

코끼리의 대변은 특히 쇠똥구리와 개코원숭이, 사자, 하마, 혹멧돼지, 리카온(아프리카들개)이 매우 좋아한다. 그런데 왜 육식동물들이 코끼리 대변을 먹을까? 사자, 리카온 같은 육식 동물은 초식 동물의 소화 기관에 비해 식물의 섬유질을 소화하는 능률이 떨어진다. 따라서 중간에 소화가 되다 만 섬유질의 코끼리 대변은 육식 동물의 소화 기관으로도 비교적 쉽게 소화시킬 수 있다. 또 코끼리는 육상동물 중 가장 후각이 발달한 동물이다. 건기에 후각으로 물을 찾아내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결국 가장 커다란 육상동물인 코끼리는 아프리카 야생 생태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존재이다. 

이동하는 개코원숭이 무리

개코원숭이 수백마리가 무리를 지어 이동한다. 개코원숭이의 집단 행군은 장관이다. 만화영화 라이언킹의 현명한 주술사로 나오는 라피키 덕분에 개코원숭이도 친숙해진 느낌이다.

개코원숭이 사회는 암컷 중심 모계사회여서 폭력적인 수컷들은 무리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동물세계도 아프리카도 한국도 역시 여자들이 센가 보다^^    

가이드 고디프레이가 준비해온 점심식사

오전 게임 드라이브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한다. 다른 팀들은 대부분 도시락인 런치 박스를 먹는데 우리는 접시까지 가져와 만찬을 즐기고 있다. 세렝게티 사파리 가격은 굉장히 다양하다. 몇 명이 차를 타고 숙소는 어디에서 묶고 식사는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 달라진다.

 

병훈과 둘이서만 차를 타고 깜끔한 숙소 그리고 도시락이 아닌 만찬^^을 즐긴 우리가 지불한 비용은 1인당 1700$이다. 3박 4일에 250만 원 정도이니 싼 가격은 아니다. 그런데 조건을 좀 바꾼다고 아주 싸지는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 여행에서 가장 사치를 부린 것이 이 게임드라이브일듯하다. 어떻게 여행하고 체험할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이다.

식사장면을 쳐다보는 개코원숭이

식사를 하는데 개코 원숭이 한 마리가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물론 이 녀석의 목적은 우리의 음식이다. 음식뿐 아니라 소지품도 훔쳐가니 주의해야 한다고 고디프레이가 알려준다. 인간과 같이 생활하는 원숭이들의 공통점일듯하다.

그런데 얼마 전 갔던 인도에서 원숭이들이 좀 색다른 물건을 훔쳐가는 것을 보았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안경이나 가방 등 을 훔쳐가다가 스마트폰을 가져가니 더 큰 보상이 돌아왔다. 뭘 훔쳐가면 인간들이 가장 당황하는지 알아차린 것이다. 훔친 스마트폰은 먹을 것과 교환되는데, 바나나 한 개, 오렌지 한 개로는 어림도 없다. 결국 필자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꼭 쥐고 있었다^^   

얼룩말 무리

얼룩말 무리가 보인다. 역시 얼룩말이 있어야 아프리카 같아 보인다^^ 그런데 얼룩말의 줄무늬에 관해서는 오래된 궁금증이 하나 있다. 얼룩말의 줄무늬는 누가 보아도 눈에 잘띈다. 즉 포식자의 눈에도 잘 보인다는 뜻이다. 육식동물을 피해 살아야 하는 초식동물로서는 치명적 단점일 수 있다. 그럼에도 줄무늬가 발달한 이유가 무엇일까?

 

오랜 연구 결과 학자들은 흡혈곤충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체체파리 같은 흡혈 곤충은 단색 면에 비해 흑백의 강한 대비를 이루는 줄무늬에 착륙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하며 혼란을 느낀다고 한다. 줄무늬는 아프리카에서 치명적인 질병을 옮기는 파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생존 전략인 것이다. 즉 얼룩말에게는 사자, 표범 보다 파리가 훨씬 더 두려운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숙소 로지 - 상당히 시설이 좋은 로지이다.

세랭게티 인근의 숙소는 산중턱에 있는 전망 좋고 시설 좋은 로지이다. 로지는 임시로 거쳐하는 오두막집이라는 뜻이다. 몽고의 게르와 유사한 개념이다. 그런데 오두막집 치고는 시설이 좋다. 심지어 세렝게티나 응고로고로에서 가장 풍광 좋은 곳에 있다. 가격도 4, 5성급 호텔 정도의 요금을 받는다. 우리로 치면 시설 좋은 글램핑장정도 될 듯하다.

응고롱로로 분화구 안의 야생동물들 - 야생동물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다음날 응고롱고로 분화구로 향한다. 응고롱고로 분화구는 지구상에사 가장 큰 칼데라 화산 분화구이다. 약 200만 년 전 화산 작용으로 생겨난 응고롱고로는 동서 길이 16~19㎞, 남북 길이 16㎞에 이르는 타원형 모양이며 깊이는 610m가량 된다. 면적이 360  에 이르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어 거주와 방목이 금지돼 순수한 자연 그대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

 

‘응고롱고로'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먼저 분화구 주변에 사는 마사이족이 소를 많이 키우는데 그 소들 목에 걸린 방울 소리가 '응고롱고로' 하고 울려서라는 설이고, 두 번째는 소 울음소리 자체가 '응고롱고롱고롱고'라는 설, 마지막으로는 분화구 모양이 소 방울(워낭)을 뒤집어 놓은 것 같아서라는 설이 전해진다.

응고롱고로 분화구 전경

응고롱고로는 야생동물의 분포가 가장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다. 건기가 되면 동물들의 수가 현격하게 줄어드는 세렝게티와 달리 건기와 우기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일년내낸 선선한 기후와 푸른 초원이 있어 동물들에겐 낙원과도 같다. 사시사철 살기 좋으니 아프리카에서 포유류 밀도가 가장 높다. 사자부터 얼룩말까지 수많은 동물이 부대끼며 살고 있다. 풍성하게 펼쳐진 사바나 대초원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야생동물. 응고롱고로에서 보내는 하루는 꿈같으면서도 생생한 현실을 만나는 시간이다.

이동하는 누떼

수천 마리의 누떼가 이동하고 있다. 누는 특이한 생김새와 우스꽝스럽게 뛰는 모습 때문에 초원의 어릿광대라고 부른다. 누는 풀을 찾아 평생 3만 km를 이동하는데, 이는 지구둘레의 4분의 3에 해당한다.  

강을 건너는 누떼 - 얼룩말이 따라서 같이 이동한다.

응고롱고로 분화구에서 가장 흔히 볼수 있는 것이 누와 얼룩말 그리고 톰슨가젤이 같이 어울려 있는 모습니다. 특히 얼룩말은 먹이 찾아 이동하는 누를 따라서 이동한다. 수많은 포식동물의 위협을 피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초식동물인데 먹이 싸움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뜯어먹는 풀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얼룩말은 되새김 기능이 있어 크고 넓적하고 거친 풀을 먹는다. 누는 넓은 입으로 짧은 풀을 먹고, 톰슨가젤은 좁은 주둥이로 새싹을 주로 먹는다. 응고롱고로분화구에서는 동물의 왕국에 나오는 모든 동물을 볼 수 있다.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는 세렝게티 초원과 달리, 이곳 동물들은 여기서 평생을 살아간다. 3만 마리의 동물이 모셔 사는 진정한 '동물의 왕국'인 것이다.

마가디 호수의 플라멩고

소금호수처럼 보이는 마가디 호수 주변에 많은 동물들이 모여 있다. 그리고 '불새'라고도 불리는 플라밍고가 장관이다. 플라밍고가 불새라고 불리는 이유가 있다. 카로틴이라는 붉은 색소성분이 있는 민물해조류를 먹어 붉은색을 띠기 때문이다. 그리고 온천이나 뜨거운 물에서도 살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밍고 새끼는 하얀색인데 3년 정도 자라면 아름다운 붉은색을 띠게 된다. 플라밍고는 하룻밤에 600km를 이동할 수 있는 장거리 비행선수이기도 하다.       

길 옆에 누워있는 사자

사파리 차량이 다니는 길 바로 옆에 사자 한마리가 배를 깔고 누워 있다. 차량이 지나가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물어보니 사자는 사파리 차량을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동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한동안 자신을 둘러싼 차량들을 또렷하게 쳐다보며 움직이지 않더니, 슬금슬금 몸을 일으킨다. 사자의 사냥 장면을 보고 싶었지만 지금 이 녀석은 배가 부른 모양이다^^  

알룩말, 누떼 주위를 어술렁 거리는 하이에나

얼룩말, 누떼가 갑자기 뛰기 시작한다. 하이에나 한 마리가 어슬렁 거리고 있다. 하이에나는 떼거리로 다니는 청소부라는 이미지와 사자보다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점 때문에 작고 약한 동물로 아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의외로 몸집이 상당히 큰 동물이다. 지역이나 종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보통 40~69kg 가량으로, 아프리카에서 사자 다음으로 큰 대형 육식 포유류이다.

응고롱고로분화구에 비포장 도로를 한참 달려 세랭게티에 도착했다.

응고롱고로를 떠나 비포장도로를 한시간 정도 달리자 탁 트인 세렝게티 초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세렝게티 평원은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응고롱고로 보호구역을 모두 포함해 초원의 바다(Sea of Gress)로 불린다.

 

마사이어로 '끝없는 평원'이라는 뜻인 세렝게티는 우리나라 강원도 면적과 비슷한 14763 나 된다. 동쪽으로는 응고롱고로 보호구역과 연결되고 북서쪽으로는 빅토리아 호수에 이르고, 북쪽으로는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공원과 맞닿아 있다. 이 드넓은 평원에 300만마리의 포유동물과 독수리 황새 등 350종이 어울려 살고 있다. 

곳곳에 들불이 나서 연기가 난다.

세렝게티 초원에는 곳곳에 들불을 놓아 시꺼멓게 탄곳이 많다. 초원의 들불은 밀렵꾼들이 사냥의 흔적을 감추기 위해 고의로 놓기도 하고, 건기에 나무끼리 부딪히거나 번개에 맞아 자연발화되는 경우도 있다. 들불은 모기 같은 해충을 죽이고 불어 탄 재는 거름이 되어 새싹을 빨리 돋게 한다.

 

호주에서는 들불이 새에 의해 발생, 확산되기도 한다. 그것도 새가 일부러 방화를 하는 것이다. 솔개를 비롯한 몇 종의 맹금류는 불에 타고 있는 가지를 물어다가 들판이나 산에 떨어트려 불을 지른다. 작은 새들이나 곤충이 불을 피해 날아오르면 기다리다가 사냥을 한다. 옛부터 호주 원주민에게 전해오는 이야기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실제장면이 장면이 목격되면서 사실임을 증명되었다. 불을 인간만 이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커다란 착각이다^^    

톰슨가젤

시커멓게 탄자리에서 솟아난 푸른 새싹을 제일 좋아하는 것은 톰슨가젤이다. 작은 몸집에 다리가 긴 톰슨가젤은 대초원의 상징이다. 개체수도 많으나 경계심이 매우 강하다. 사파리 차량에도 언제나 경계의 눈빛을 보낸다. 새싹을 한번 뜯어 먹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핀다. 톰슨가젤이 한시도 한눈을 팔 수 없는 것은 먹이사슬의 최하위 단계이기 때문이다.

톰슨가젤은 사자와 같은 속도인 80.5km로 달린다. 따라서 먼저 출발만 하면 사자를 떨어뜨릴 수 있다. 그래서 톰슨가젤이 가장 두려워하는 동물은 치타이다. 

치타를 발견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동물이다.

가이드 고디프레이 무전기가 바빠진다. 무전을 수신한 고디프레이가 빠르게 차량을 몬다. 눈앞에 치타가 나타난다. 치타는 사자보다도 훨씬 더 보기 어려운 동물이라고 한다. 치타는 시속 112.7km로 달리는 지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이다. 다만 지구력은 떨어져 오래 달리지는 못한다. 짧은 거리 안에 사냥에 성공해야 하는 것이다.

너무는 거의 없는 사바나 지형이다

약 3, 400 만년 전 화산재가 대평원에 쌓이면서 깊이 뿌리를 내려애 하는 나무는 살지 못하고 풀이나 작은 나무만 자라는 사바나 초원이 되었다. 드넓은 초원에 멀리 나무 몇그루만 보이는 독특한 풍광을 만들었다. TV에서 보는 것처럼 동물이 많지는 않았다. 건기에는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10월 세렝게티에 우기가 찾아오면 다시 돌아온다. 무려 1000km 이동하는 세계최대 규모의 대장정이다.

세렝게티 초원에 먹구름과 천둥번개가 일면,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그쪽으로 달려간다. 먹구름과 천둥번개는 비를 몰고 오고, 비는 초원에 새싹을 발아시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코끼리

코끼리는 사파리 차량을 거의 신경쓰지 않는다. 그래서 빅 5중에 가장 많이 목격되는 것도 코끼리이다. 이제 따져보니 코끼리, 버펄로, 사자, 표범을 보았다. 이제 남은 것을 코뿔소이다. 가이드 고디프레이는 코뿔소가 가장 보기 어렵다고 한다. 주로 새벽에 움직이고, 멸종위기종으로 그 개체수도 가장 적기 때문이다. 새벽에 물가에 가면 볼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하니, 내일 새벽 고디프레이를 졸라서 와야 하나...... 

하마들이 조금 깊은 웅어이에 모여있다.

오랑기 강에 하천에 하마들이 보인다. 지금은 건기로 하천의 수량이 많이 줄어 있다. 조금 깊은 웅덩이만 있으면 하마들이 몰려있다. 말그대로 물 반 하마반이다. 하마는 말(house)이라는 이름과 달리 육상 동물보다는 유전 전으로 고래와 가깝다. 물에서 살지만 수영을 하지 못하고 물속을 걸어 다닌다. 물속에서 숨을 참는 시간도 4분 정도로 짧은 편이다. 피부도 자외선에 무척 약해서 장시간 노출되면 커다란 상처가 생기고 3일 정도 노출되면 상처가 악화되어 죽기도 한다.

 

그러나 턱의 힘은 누가 뭐래도 지상최강이다. 무려 씹는 힘이 1톤에 달하며, 입은 150도 넘게 벌어져 악어를 비롯한 어떤 포식자도 하마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수량이 많지 않은 강에 그대로 배설을 하니 악취가 매우 심하다. 그런데 하마의 배설물은 강을 오염시키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강을 풍성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하마는 하루에 한번이상 물밖으로 나온다

하마는 대변을 볼 때 항문 위에 있는 꼬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대변을 흩뿌려 놓는다. 대부분의 동물이 영역표시를 하기 위해서 대변을 뿌리기는 하지만 하마의 배설 장면을 실제로 보면 상당히 엽기적이다^^ 하지만 이 하마의 배설물은 그 지역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하마는 물 밖에서 먹은 많은 풀들을 물에 배설하기 때문에 동식물성 플랑크톤이 그 배설물을 먹게 된다. 그리고 그 플랑크톤을 다시 물고기가 먹고 그 물고기들을 다른 수중 포식자들이 먹는다. 결국 줄줄이 연계된 생태계의 사슬이 물가 생명체들의 삶에 많은 보탬을 준다.

 

건기에 좁아 터져는 웅덩이를 보면서 한강에다 하마를 키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워지면 한강 변에 우리를 만들어 수용하고 더운철에는 한강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두는 것이다. 실제 가능한가 아닌가는 두 번째고 '하마가 사는 한강'은 멋지지 않을까^^    

세랭게티네 로지 전경

시간이 지나며 해가 기울어 간다. 세랭게티 안에 있는 로지로 향한다. 샤워를 하고 숙소 의자에 앉는다. 아프리카 여행 내내 떠나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다. 어디를 가도 지표면에 보이는 강이나 하천은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건기라서 하천은 대부분 말라있고 하천 자체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모든 숙소에서는 샤워가 가능하다. 도대체 이 물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물론 숙소마다 물탱크는 있지만 그 물탱크는 어떻게 채우는지 여행이 끝날 때까지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었다.   

로지 내부 - 상당히 넓다

둘이 들어가는 방인데 침대 두개에 면적은 40평쯤, 일반호텔로 치면 스위트룸 정도 될듯하다. 어디서도 못해 본 호강을 아프리카에서 하고 있다^^

기린도 인간을 겁내지 않는다.

다음 날 아침 기린 무리가 나타난다. 나무가 거의 없는 초원이다. 기린은 무엇을 먹고살까 궁금해진다. 고드프레이에게 물어보니 초원에도 드문드문 관목지대가 있어 기린의 먹이는 풍부한 편이라고 한다. 다 큰 기린은 천적이 없는데 새끼들은 사자의 공격을 받기도 한다. 큰 보폭 때문에 보기보다 걷는 속도가 빠른데, 최고시속 48㎞ 정도에 달한다. 한 배에서 보통 1마리의 새끼가 나오며, 임신기간은 약 14~15개월이다. 

수만은 갈레길들이 있는 세랭게티

세랭게티 그 크기만큼이나 많은 길들이 있다. 일부러 만들었다기보다는 사파리 차량이 다니면서 만들어진 길로 보인다. 거미줄처럼 많은 길들이 있고 전문 가이드들은 이 길을 자기 손바닥처럼 찾아다닌다. 일반인들이 차를 몰고 여기로 들어오면 10중 10은 길을 잃고 헤멜 것이다^^ 물론 세렝게티는 일반인들이 차를 몰고 들어 올 수 없다.

 

반면에 나중에 방문한 나미비아의 에토샤 국립공원은 관광객이 자신의 차량으로 게임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메인도로를 중심으로 좌우로 빠지는 길을 만들고, 그 길은 한 바퀴를 돌아 다시 메인도로로 나오게 설계를 했다. 세렝게티는 가이드가 보고 싶은 동물을 빠르게 찾아준다는 장점이 있고, 에토샤국립공원은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택은 각자의 몪이다^^       

낮잠자는 사자

사자가 있다는 무전을 받고 고디프레이가 달리기 시작한다. 도착해서 보니 사자 녀석이 나무 위에서 늘어게 자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자는 초원 바닥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나무 위에서 자는 사자를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라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한다.

한마디 날려준다.  '굿잡 고디프레이!' 

기구를 타고 세랭게티는 관람할 수 있다.

세렝게티에는 사파리 차량 말고 다른 방법을 게임드라이브를 즐기는 방법이 있다. 바로 열기구를 타는 것과 경비행기를 타고 즐기는 것이다.  그런데 열기구는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없다. 카파도키아처럼 단순 풍광을 즐기는 것이라면 몰라도 동물을 따라다닐 수 없다. 병훈에게 한마디 한다.

 

필자 : 비행기 타볼까?

병훈 : 아니야 안 탈레

필자 : 왜 높은데서 멀리 보면 멋질 거 아니야?

병훈 : 아니야 재미없어 보여.. 형 혼자 타던지...

필자 : 응......... 너 무서워서 그러지?

병훈 : 왜 그래......^^ 

세래게티 입구에 있는 숫사자.

이제 게임드라이즈를 마치고 세렝게티 밖으로 나간다. 이제 아루사로 돌아갈 시간이다. 공원입구를 나와 출발하려는 순간 갑자기 시끌벅적해진다. 멋지게 생긴 수사자 녀석이 지긋이 사파리 차량을 쳐대보고 있다. 이 녀석이 잘 가라고 배웅을 해주나 보다^^ 

차량 주의를 어슬렁 거리는 숫사자

쳐다보는 것으로는 배웅이 부족했던지 일어나서 차량주위를 돌고 있다. 오! 이런 서비스까지. 수사자의 배웅을 마지막으로 세렝게티 사파리를 마무리한다.

 

아프리카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 야생동물의 보고, 사파리 중의 사파리 등 어떤 수식어보다도 많은 여운을 남기는 곳이 세렝게티일듯하다.   

아루사의 마지막 만찬

아루사로 돌아와 가이드 고디프레이와 그의 친구 그렇게 넷이서 뒤풀이를 한다. 지금은 고용되어 있는 가이드지만 다음에 오면 자신의 사업체를 가진 사장이 되어 있을 거라고 힘주어 얘기하는 고디프레이에게 행운을 빌어준다.

 

이제 다시 다르에스살람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비행기를 예매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취소했다. 환불된 금액을 보니 취소가 아니라, 비행기 티켓을 그냥 버린 것 같다 ㅜ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한다. 일반버스로 10시간을 가야 한다.  버스 안에 화장실이라도 있다니 그나마 다행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