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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깜장소의 가족나드리 2편 - 양수오

2009-09-21

 

가족여행기 2편은 양수오입니다.

흔히 우리에게는 구이린 즉 계림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정확히 구이린은 도시를 말하는 지명이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관광지 계림, 정확히 양수오는 구이린시에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구이린은  계수나무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요즘 잘 나가는 사극 선덕여왕에 나오는 신라의 국호 계림과는 유래도 다르고 한자도 다릅니다. 그러면 신라의 국호 계림의 유래는 무엇일까요?

신라의 4대왕인 탈해는 경주의 서쪽 시림에서 들리는 닭 우는 소리를 듣고 신하에게 살펴보게 했습니다. 신하가 가보니 금궤 하나가 나뭇가지에 달려 있고, 흰 닭이 그 밑에서 울고 있었죠. 그 궤짝을 가져와  열어보니 속에 총명하게 생긴 어린 사내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왕은 이를 기뻐하며 아이 이름을 "알지"라 부르고, 금궤짝에서 나왔으므로 성을 "김씨"라고 합니다. 이때부터 시림을 계림으로 바꾸고, 나라 이름도 계림(鷄林)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광저우에서 구이린까지는 기차로 10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침대칸 기차여행은 매우 색다른 경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경험 할 수 없기 때문이죠. 물론 어떤 자리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천국도 지옥도 될 수 습니다만 침대칸에서 얘기 꽃을 피우며 나누어 마시는 한잔 술은 매우 신나는 경험입니다.  늘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가 되지만요^^ 음악띠야 반성해라!  

 

이번 구이린행 열차는 모두 꼭대기 자리만 받아 어쩔 수 없이 복도로 나옵니다. 창가에 보이는 코딱지 만한 테이블이 저희의 술자리였습니다.

  

이렇게 보니 우리 음악티의 막내딸 유빈이가 다큰 숙녀로 보이네요 ^^

  

이번 양수오 구이린 여행의 안내를 맡아준 이재호씨입니다. 직장생활을 때려 치우고 세계 곳곳에 안 가본 곳이 없습니다. 특히 8000m 자이언트 고봉의 베이스 캠프 8개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아마도 고산등반을 하는 오은선씨 같은 사람을 제외하고 베이스 캠프 8개를 가본 사람은 없을 것 같군요. 깜장소는 한 곳도 못 가 보았습니다. 명색이 나름 산악인이라고 자부하는데... 한 10년이 넘은 것 같군요. 제가 소속되어 있는 산악회에서 매킨리를 등반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고산등반은 봄시즌에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4,5월에.교장선생님을 찾아갑니다.  

 교장선생님 : 어서오세요 이선생
깜장소 : 선생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매킨리 원정을 갔으면 해서요. 4월 중순부터 한달간이요
교장선생님 : 그러면 수업은요 ?
깜장소 : 강사로 대체해서 어떻게 하면......
교장선생님 : 그러시지요
깜장소 : 정말이요! 고맙습니다 교장선생님
교장선선님 :  네! 그런데 가신 뒤에 안 오셔도 되겠습니다.
깜장소 : 네?............ --;

 

용수암 동굴이군요. 입구부터 물이 있어 배를 타고 들어갑니다. 뭔가 좀 있어 보이지요. 양수오는 전체가 석회암 지형입니다. 석회암은 물에 녹아내려 신비한 지형들을 만들어 냅니다. 석회암 동굴이 그 대표적인 예지요. 양수오의 모든 산에는 동굴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모든 동굴이 다 관광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동굴처럼 입구가 폼나게^^ 생겨야 대접을 받고, 손님도 받습니다.

 

대표적인 석회암 지형입니다. 생각보다 조명을 많이 해놓지는 않아서 폼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이 동굴안에는 별게(?) 다 있습니다.

  

먼저 석회암 동굴이니 물이 있습니다. 거의 수영장에 다름 아닙니다. 깊이는 보시는 바와 같이 허리까지 오는데 바닥은 수영장처럼 평평합니다.

 

  

또 진흙 웅덩이가 있어 머드팩들도 합니다.

  

역시 서양사람들이 이런 곳에서는 가장 적극적입니다. 

 



온천도 있습니다. 막내들 두명이 신나서 놀고 있군요. 별 것이 다 있지 않습니까 ?  동굴에

  

동굴 관람을 마치고 나옵니다. 가운데 빨간색 옷을 입은 중국처자가 보이시지요. 친구와 약속이 펑크나 혼자서 왔다는 군요. 한국 여성들은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중국여성들 무척 강인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중국에서 거의 모든 집안 일은 남자가 합니다. 그럼 여자들은 ? 애랑 놀지요^^  가장 최악의 커플이 한국 남자와 중국여자라고 하는군요. 서로 해주기만 기대를 하니 일은 누가 하겠습니까?

 

  

역시 관광에서 최고의 재미는 쇼핑입니다. 이쁜 악세사리를 사는 것.... 여성들 최고의 즐거움 아니겠습니까 ?

  

길거리에서 만나 음식 난주삥입니다. 가격은 2원, 착한가격에 매콤한 맛이 아주 훌륭합니다. 재미난 것은 난주에는 이 음식이 없다는 군요.  

  

같은 장소를 시간대별로 찍어보았습니다. 나름 사진 연습한다고 자전거 타는 후배에서 DSLR 도 빌려 갔습니다만 역시 조작이 미숙해서 건진 사진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그중에서 조금 나은 사진입니다.

  

드디어 밤부 보트를 타러 갑니다. 양수오 관광의 하이라이트가 바로 이 밤부보트입니다. 대바무 보트를 타고 흐르는 물을 따라 2시간 정도 내려갑니다. 풍광이 훌륭한 강에서 조용히 미끄러져가며 한것 여유를 만끽합니다.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보트나 코스가 차이가 나서가 아니라 협상하기 나릅입니다. 1인당 60원 정도 준 것으로 기억됩니다.  

  

재미난 것은 몇몇 중국친구들이 수영복을 입고 배를 따라 내려오면서 수영도 즐긴다는 것입니다. '어쭈! 이것들봐라, 여행다니기 시작한 지 몇년되었다고 서양인들 흉내를.....' 하고 막상 물에 들어가려니 옷도 그렇고 눈에 들어가 있는 렌즈가 신경 쓰입니다. 이 나이에 무슨 콘텍트 렌즈냐구요. 그러게 말입니다. 렌즈 끼기 시작한 지가 20년이 넘었는데도 별 탈이 없습니다. 마눌이 그러더군요. 마징가제트 눈이라고^^
가다가 중간에 서서 맥주도 한잔하고 여유 있습니다.

  

밤부보트를 마치고 길거리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2원 짜리 사기밥^^에 반찬 몇가지를 시킵니다. 기대도 안 했는데 무척 맛이 좋습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봐도 깜장소는 전생에 중국넘이었나 봅니다.

  

이제 자전거 투어입니다. 한국에서도 늘상 자전거 타고 사는 제가 일행을 꼬십니다. 자전거 빌리는 와중에 작은 소동이 일어납니다. 자전거 렌트비는 5원입니다. 그런데 음악티의 목발 실어주는데 30원을 부릅니다. 참던 친구 녀석 폭팔합니다 고래고래 소리지르고(목소리가 좀 큼니까) 쌍 시옷 나오고. 놀란 자전거 아줌마 변명하기에 바쁨니다. 이것들이 사람을 뭘로 보고^^

  

산에 구멍이 꿇렸습니다. 산마다 있는 동굴 하나가 무너져 소생달 모양을 만든 것이지요. 이름도 월량산입니다. 바로 옆에 시멘트 구조물이 보이지요. 올라가서 사진짝으라고 만든 것인데 한번 올라가는데 1인당 1워입니다. 하여간 중국넘들....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 

 



잠시 자전거에서 내려단체 사진도 찍어봅니다. 몇 명 안 보이지요. 저야 사진 찍고 있고, 음악티는 자전거 사건으로 호텔방에서 화술 마시고 있고, 가이드 재호씨는 친구녀석 위로해 준다고 같이 마시고 있습니다. 갑자기 무슨 생각이 스칩니다. 이것들 혹시 일부러 승질 낸 것 아냐 ?

  

사진을 잘 찍지 않는데 어떻게 이런 사진이 다 있네요. 저희 막내가 호텔방에서 찍어준 사진인데, 이 때만해도 나름 하얗고 뽀시시 한데요. 이후 차마고도 돌아다니며 다시 깜장소가 되었지만요
 

  

양인가의 야경입니다. 서양인들이 많아서 양인가로 불립니다. 규모는 작은데 아주 아기자기 하고 볼거리가 많습니다.

 

다음날도 배를 탑니다. 이번에는 동력이 있는 조금 큰배. 물살은 매우 빠른데 통통 잘도 헤쳐나갑니다.



가다보니 어제 관람한 '인상유삼제' 공연장이 보입니다. 인상유삼제는 장례모 감독이 연출한 일종의 물위의 집체극입니다. 가격도 180원으로 그리 만만한 가격이 아닙니다만 출연진이 10000명이 넘는다고 하니 그럴만도 하겠습니다. 유삼제라는 기생을 주제로 했다고 합니다만 주제는 별로 신경쓸 것이 없고, 눈요기만 하면 되겠습니다. 그럼 사진 몇장 감상해 보시지요
   

  

나름 볼거리는 제공한 공연이었습니다.

  

보트위에서 몇장 찍어봅니다. 마눌 옆에 있는 은주씨가 중국어를 배운다고 합니다. 그럼 이제 중국안내는 은주씨가 하는 것인가요^^

  

어색하게 우리도 한장....

  

역시 양수오의 참맛은 보트 기행인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구이린에서 뱃길로 양수오까지 온다고 합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점심도 준다고 합니다. 가격이 200원에서 400원까지, 타 본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한마디 합니다. 절대로 타면 안되야. 이렇게 편안하게 양수오 여행을 마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