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7
지난 2009년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차마고도를 다녀왔습니다. 비록 티벳의 퍼밋(허가증)을 구하지 못해 소금마을 옌징 앞에서 여정이 멈추었습니다만 마방의 자취를 따라가 보았다는 것으로도 의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2009년 8월3일부터 16일간의 여정, 다섯명의 대원들이 쿤밍을 지나 따리, 리지앙, 샹그릴라, 더친, 페일라이스, 불산까지 올라갔습니다. 여기서 저를 포함한 세명은 시간관계 상 귀국하게 됩니다. 그리고 두분 스테파노, 막강파워미키님이 일주일간 푸얼차의 고향이자 생산지인 시샹판나, 푸얼, 멍하이를 따라 가 보는 것으로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게 됩니다.
푸얼차의 생산지이자 차마고도의 진정한 시작인 시상판나, 푸얼,멍하이는 막부장님이 네편의 여행기에서 다루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쿤밍부터 그 위쪽으로 진행된 여정을 다루어 볼까합니다. 먼저 막부장님이 여행의 마지막 일주일 일정부터 정리해 주셨으니 여행기 모양이 조금 이상하기는 합니다만^^ 쿤밍부터 정리 들어갑니다.
푸얼시부터 시작되는 차마고도는 따리를 지나 샹그릴라를 거쳐 라사까지 이어집니다. 그리고 여기에 라싸 사쪽의 소금호수 쨔부예차카의 소금을 더해, 차와 소금은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 남부를 지나 인도까지 이어집니다. 거리만도 5000km가 넘고 평균고도가 5000m에 육박하는 가히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길이라 하겠습니다.
차마고도가 언제부터 교역로로 이용되기 시작했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일각에선 실크로드보다 200년 앞선 길이라고 주장하나 객관적 근거는 없습니다. 실크로드에는 한무제의 명을 받은 장건이 개척한 길이라는 사기의 기록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티벳의 차에 관해서는 7세기 당나라 문성공주가 티베의 왕 송첸캄포에 시집을 오면서 차를 가져왔다는 기록이 가장 오래된 기록입니다. 그렇다면 이때부터 티벳사람들은 차를 마시게 되었고, 차마고도는 아무리 오래잡아고 7세기 이후에 개척된 길이라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티벳사람들은 차를 통한 비타민 섭취도 없어 어떻게 살았을까요? 혹시 이전부터 차마고도의 교역을 통해 차를 마시면서 살았던 것이 문성공주 이후에 공식적 무역으로 변한것 아닐까요. 아니면 소금과 곡식 등을 거래하던 교역로에 문성공주 이후에 차라는 품목이 추가됐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저희 일행이 따라간 길 입니다. 위 지도의 맨위 더친, 매리설산 다음이 소금마을 옌징입니다. 가능하면 라싸까지, 힘들면 옌징까지만이라도 가보려 했으나 옌징 코앞에서 돌아서 수밖에 없는 것이 커다란 아쉬움입니다. 차마고도가 하나의 길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갈래의 길이고 출발은 당연히 차의 주산지인 스촨과 윈난에서 시작됩니다. 차마고도의 갈래에 대한 분류도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한가지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1. 강서대로 : 스쵠 야안 - 루띵 - 깡띵 - 리탕 - 바탕 - 창뚜 - 라싸
2. 관마대도 : 퓨얼 - 멍시엔 - 청두 - 베이징
3. 차마동남로 : 푸얼 - 멍시엔 - 베트남
4. 차마남도 : 푸얼 - 따우로 - 멍하이 - 미얀마
5. 차마서도 : 푸얼 -란창 - 미얀마
6. 차마대도 : 푸얼 - 쿤밍 - 따리 - 리장 - 더친 - 빵다 - 창뚜 - 라싸 - 시가체 - 네팔
이 여섯갈래 중 현재까지 그 흔적이 뚜렷히 남아 있는 곳은 첫번째와 여섯번째입니다. 저희 팀이 가고자 하는 길은 마지막 코스, 차마대도입니다. 자 이제 출발입니다.
공항에 모여 전의를 불태우고 있군요. 2009년 8월3일 대전충청지역 중국여행동호회 회원 5명이 모였습니다. 오른쪽부터 막강파워미키님, 음악티.사랑방손님.스테파노님, 그리고 저 깜장소입니다. 어째 이름은 거창하게 '차마고도원정대' 라 붙였으나 행색은 쫏겨난 가출청소년 비슷합니다^^
아무래도 그래 보이지요ㅎㅎ 겨우 김밥에 콜라나 마시면서 말이지요^^ 먼저 보이는 오른쪽분, 대전충남 중국여행동호회운영자인 막강파워미키님은 소령으로 예편을 하시고 지금은 여행가이드로 활동하시며 중국 시안에서 사업을 하고 계십니다. 두번째 보이는 스테파노님은 대전에서 건설회사를 운영하시며 중국여행과 푸얼차의 매니아 시지요. 세번재 음악티는 제 친구로 예술고등학교 선생이고 맨 끝의 사랑방 손님도 청주에서 교편을 잡고 계십니다. 그러니 저까지 포함해서 교사만 세명이네요. 많은 분들에게 미안한 얘기지만 교사가 여행다니기 좋은 직업인 것은 분명한 것 같군요.
몇 년 전 교무실에서 선생님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방학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이런 제안을 해봤지요. '지금 월급의 두배를 주고 방학을 없앳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리고 투표를 했습니다. 결과는 어땟을까요? 예상대로인지 모르겠지만 '월급 두배 필요없다 방학이 있어야 한다' '방학이 없으면 이 짓을 왜 해' 등 다수가 방학을 선택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북경공항에 도착, 시내로 들어갑니다. 쿤밍 행 직항을 못 구해 북경 경유 비행기를 탓습니다. 북경체류시간에 길어 시내 관광을 나가는 길입니다
더운날 관광하면서 뭐하겠습니까? 역시 양꼬치에 칭따오 맥주한잔. 다들 중국은 여러번 다니시는 분들이니 북경에서 갈 곳은 없고, 역시 더운 날씨에 션한 맥주 한잔이 제격입니다. 그런데 양꼬치가 좀 불만스럽습니다. 한국에서 먹던 것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역시 양꼬치는 엄지 손가락만한 두툼한 양고기를 구원주던 실크로드상의 도시 카슈카르가 최고입니다ㅣ
그래도 시간이 남습니다. 뭐할까요? 의견일치, 발맛사지 들어갑니다. 뭐 기술은 시원치 않았지만 아가씨가 발을 만져주니 나쁠 것은 없지요. 그래서 쌓이지도 않은 피로를 미리 풀어봅니다^^
이제 다시 쿤밍으로 출발입니다. 음악티가 V자를 그리고 있군요. 우리나라 사진의 70% 이상에 등장한 다는 저넘의 V . 무슨 뜻인지는 다들 아시지요. 물론 승리를 나타내는 VICTORY의 V 입니다만 그 유래를 아시는 분들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2차대전 초기 독일은 파죽지세로 유럽대륙의 석권합니다. 영국은 엄청난 공포에 빠져있었지요. 결국 수상인 처칠이 나와 기자회견을 하면 국민들을 안심시킵니다. 기자회견이 다 끝나고 돌아서는 처칠에게 한 기자가 지질문을 던집니다. '수상각하 앞의로 전황을 어떻게 예측하십니까?' 처칠은 아무 말 없이 손으로 V자를 그립니다. 이것의 손가락 V의 유래가 되겠습니다. 다들 알고 계신데 제가 쓸데없이 반복했나요 ㅎㅎ
이제 쿤밍공항에 도착 본격적인 차마고도의 출발이군요. 쿤밍은 저에게 처음은 아닙니다 2005년 리장까지는 올라가 본 경험이 있지요. 집이 서울인 넘이 왜 대전충남지역 차마고도 탐험대의 대원이 되었냐고 물어보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답을 드리자면 그냥^^ 물론 절친한 친구인 음악티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이 친구와는 거의 모든 여행을 함게하는 사이입니다. 가족까지 포함해서요. 마눌과 아이들까지 버리고 둘이서만 도망갈 때도 흔하지요. 그러니 집안에서 공식 인정한 애인 사이가 되겠습니다.
몇년전 있었던 일 입니다. 저에게 연락을 취하고자 여기저기 찾던 음악티, 마침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 연락이 안 되고 있었지요 다급해진 음악티 저의 집으로 전화를 합니다.
음악티 : 깜장소 어디다 숨겼어요 ?
깜장소 마눌 : 모르는데요
음악티 : 아니 마눌이 그런 것도 몰라요?
깜장소 마눌 : 아니 애인도 모르는 걸 마누라가 어떻게 알아요!
음악티 : ........ --;
쿤밍의 숙소, 여행정보님의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차마고도에 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입니다
쿤밍에 가시거나 차마고도를 가실 일이 있으면 아주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입니다.
경원이가 보이는 군요. 이번에 저희팀의 안내를 맡아주었던 친구, 쾌활 정경원이라고 하지요. 차마고도에 관해 둘째가라며 서러워 할 전문가입니다. 지난번 KBS 차마고도 찰영팀의 안내도 담당했구요. 아마도 이 친구를 만나 도움을 받은 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커다란 성과가 아닐까 합니다. 차마고도 전반에 관한 해박한 지식뿐 아니라 차마고도 전 루트가 그의 머리 속에 들어 있습니다. 위에 보이는 사진들은 윈난성 관광루트 전체를 표시한 것인데 경원이는 쳐다도 안보고 윈난성 넘어 라싸까지 가는 모든 도시와 길의 위치를 그려냅니다. 모든 일행들이 혀를 내 두릅니다. 경원이는 또한 푸얼차의 명인이기도 하구요. 해박한 지식뿐아니라 푸얼차를 직접 생산하는 몇 안 되는 한국인입니다. 나중에 다시 설명드릴 기회가 있겠지요.
차마고도를 가려면 필연적으로 티벳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티벳은 퍼밋이라고 블리는 허가증이 필요합니다. 아무래도 티벳쪽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한 조치겠지요.
숙소를 나와 차마빈관내 여행사로 향합니다. 쿤밍에서 유일하게 티벳퍼밋을 대행해준다는 곳입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고 나니 갑자기 먹구름이 기기 시작합니다. 티벳까지의 퍼밋은 위안화 400원정도, 그런데 퍼밋만 따로 팔지는 않고 반드시 라싸 항공권을 끼워판답니다. 항공권 포함 가격은 2200원. 한화로 물경 40만원돈입니다. 엥 이런 말도 안되는 경우가.... 고민에 빠진 일행들, 한참을 상의해서 티벳부터 거꾸로 따라내려오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거금을 지출할 생각에 속은 쓰리지만 어쩌겠습니까? 자주 올 수 있는 곳도 아니고.... 그런데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또 떨어집니다. 퍼밋 발급에 일주일이 걸린다네요. 게다가 여기 쿤밍에서만 찾을 수 있다고 하네요 이런 씨xx
욕이 저절로 나옵니다. 티벳퍼밋발급이 엄격해진 이유는 소금마을 옌징에서 외국인 살인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주 까다롭게 심사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뭘 까다롭게 심사합니까 ? 이것들이 우리 신상정보나, 범죄경력정보를 가진 것도 아닐텐데요. 그냥 기간만 늘여놓고 가격만 엄청 높여놓은 것이지요. 즉 외국인 살인사건은 핑계이고 이 참에 가격이나 왕창 올려 많이 뜯어내자는 것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로 위험하면 안 들여 보내며 될 텐데 그것도 어느 나라 사람이냐에 따라 다릅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돈 뜯어내자는 것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닌 것같습니다. 하여간 중국넘들이란.... 일주일을 허비하고 티벳으로 들어갈 수 는 없습니다. 어쩐다.......
비는 오고.... 열은 받고 .... 게다가 배까지 고프고 '에이 밥이나 밥으러 가자' 누군가 외칩니다. 그렇죠 열받을 땐 먹는게 최고입니다. 뒤담화도 까면서 말이지요^^ 그래서 선택한 메뉴, 훠궈입니다. 훠궈는 중국식 샤부샤부입니다. 요즘에는 우리나라에도 좋아하는 분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음식입니다. 홍탕 백탕 두가지 스프에 갖은 재료를 담궈 먹는 훠궈는 음악티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어 그런데 음식이 나오는데 모양새가 다릅니다. 훠궈에도 종류가 여러가지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퇴지뼈를 우려내어 우리나라 감자탕처럼 먹는 훠궈라고 경원이가 설명해 주네요. 고추가루만 없지 맛은 정말 감자탕 비스무리^^합니다.
열받은 스트레스도 잠시 잊고 먹는데 열중합니다. 그 뼈가 다 들어가니 음악티야 니 입 정말굵다.
뼛속에 진액이 진짜라는 경원이의 말에 사랑방 형님 발대로 신나게 빨아^^보십니다.
식사하면서 정리를 해보니 이렇습니다.
첫째 티벳퍼밋을 받으려면 일주일이 걸린다. 고로 여기서 받을 수는 없다.
둘째 티벳 퍼밋 없이 티벳에는 정말 못들어가는가? 아니 누구도 모른다
그래서 내린 결론, 무조건 올라간다. 아는 사람을 통해 알아보고 빽과 가방 심지어 핸드백이라도 동원해 방법을 찾아본다. 그래서 일행 기사 곽라오스와 함께 렌트한 봉고차를 타고고 따리로 출발합니다.
여행 갔다온지 무려 4개월이 지나고 여행기를 시작합니다. 시작을 했으니 마무리를 해야할텐데.... 어떻게든 올해 안에 마무리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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