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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14 숭문중학교 3-5반 강화도 1박2일 MT

2014-07-14 

기말 고사가 끝난 지난 7월 4,5일 강화도로 1박2일 학급 MT 를 다녀왔다. 세월호 사건으로 지난 1학기 수학여행을 비롯해 모든행사가 다 취소된 아이들을 좀 풀어주는 자리 되겠다. 엄청난 비극이기는 하지만 수학여행을 비롯한 학교의 모든 행사가 다 취소되고 없어지니 아이들의 실망도 여간 아니었을 것이다. 학교에서 지도하는 산악부 또한  모든 행사를 다 취소하고 심지어 몇넌전부터 기획하였던 일본 하계원정도 국내 훈련으로 대체하고 말았다. 그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 가만히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의사타진을 해보니 반응이 폭팔적이다.  그래서 가기로 결정한다. 사실 1박2일 학급MT는 시작한 지가 10년도 더 된 오래된 행사이다.  주로 가을에 진행 하였는데 이번에는 여름에 가기로 한다.       


장소는 강화도 동박해수욕장. 벌써 5,6년째 학급 MT를 진행한 곳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강화도 온수리까지 가던 3100번 버스가 양곡터미널까지 밖에 운행을 안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두번을 갈아타고 가던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가야한다. 결국 강화터미널에서 동막해수욕장 가는 가는 버스를 타기로한다. 북쪽에 있는 강화터미널에서 남쪽 끝에 있는 동박해수욕장까지 한참을 돌아와야 하는 것인데, 그래도 버스 두번 갈아타는 것보다는 편할듯하다.    


시험이 끝나고 2시 20분까지 신촌 아트레온 CGV 앞 집결. 그런데 한녀석이 안 온다. 이런 녀석 꼭 있다^^  어쩐다... 결국 연락도 안 되는 녀석을 버리고 그냥 버스를 타기로 한다. 나중에 연락이 와서 교통편을 알려주고 늦게라도 오라고 얘기한다. 잘 찾아오려나.... 핸드폰도 없는 녀석이라 어머니 핸드폰이라도 들고 오라고 당부한다.


강화도 터미널에 도착, 동막해수욕장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여기서 버스타고 한시간이 걸린다니 교통편도 불편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내년부터 장소는 바꿔야하나.... 버스를 대절하면 편하지 않냐고? 물론 편리하고 좋다. 문제는 버스비. 회비 몇만원 걷어서 버스 대여비로 다 써버릴 수는 없다. 한참을 기다리는 대기 시간인데도 아이들은 마냥 신났다.     


그렇게 1시간을 걸려서 동막해수욕장에 도착한다. 동막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이 있는 강화도 유일의 해수욕장이다. 물이 빠지면 갯벌도 아주 넓게 드러나 조개잡이도 가능하다. 7월의 주말을 맞아 피서객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곧바로 숙소로 이동한다. 사계절 펜션. 늘 다니던 곳은 초입에 있는 솔밭 펜션인데, 예약이 다 차서 할 수 없이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그래도 마당도 넓고 관리도 잘 되어 있다. 벌써 6시가 넘어간다. 이것 저것 바베큐 준비하는 사이 아이들은 공을 가지고 논다. 요즘 아이들이 새로 하는 놀이로 원바운드로 공을 처리하는 게임이다. 처리 못하면 술래가 된다. 네트가 없는 족구게임 비숫하다. 이 게임은 술래가 되면 벌칙이 가혹하다. 가운데 몰아 넣던지 혹은 벽에 세워놓고 축구공으로 사형^^을 시킨다.  


드디어 저녁 바베큐 시간. 조별로 준비해온 고기들을 구워먹기 시작한다. MT를 간다고 하니 학부모님들이 일괄로 고기를 준비해 주겠다고 말씀 하신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조별로 따로 준비하는 것이 준비과정도 재미있고 조별로 특색있게 먹을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


그래서 조별로 돼지고기 소고기, 소세지 새우 등을 다양하게 준비해서 구워먹는다. 잘 굽는 녀석들도 있고, 새카맣게 태우는 녀석들도 있고 그래도 배가 고파서인지 분위기가 좋아서 인지 다들 맛있게 먹는다. 이번 저녁 준비는 조별로 스스로 한 까닭에 나서서 굽게 다고 나서는 녀석, 보조하는 녀석, 나머지 챙기는 녀석들이 나온다.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무엇을 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것도 시키지 않으면 그야말로 아이가 된다. 요즘은 공부한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시키지 않으니 아이들은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한국 현대사의 사상의 은사라 일컫는 이영희 선생의 자전적 기록 '역정'을 보면 1930년대 서울로 유학을 와서 느끼는 집안과 가족에 대한 책임과 의무감 그리고 나라에 대한 걱정까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때 이영희 선생은 중학생이었다. 요즘은 80년대 90년대 이 나라의 민주화와 역사까지 짊어졌던 대학생들마저 아이들이 되어 버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우리반 최고 대식가인 형호네 조는 삼겹살이 아니라 목살을 준비했다. 집게를 잡은 녀석이 조장인 형호. 기름이 적어 덜 타고 굽기가 쉽다. 숯불구이에 적적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삽겹살을 구울 때도 한가지만 준비하면 덜 태우고 맛있게 구울 수 있다. 일명 칙칙이라는 물뿌리개를 준비하는 것이다. 기름이 떨어져 불이날 때마다 물을 뿌려 꺼주면 된다. 숯불이 꺼질까봐 걱정하는 분이 있는 데 꺼지지 않으니 걱정 붙들어 매시라^^  물을 뿌려 불을 조절해 주는 이 방식은 독일넘들에게 배운 것이다. 나 혼자 개발한 야매(?) 가 아니니 반드시 실천해 보시기를 바란다.      


그렇게 놀다가 월드컵 구경하며 밤을 샌다. 월드컵 중계가 1시 5시니 밤새기에는 딱이다. 그렇지 않아도 잠잘 생각이 없는 넘들인데 아주 신났다. 짬짬이 고스돕 카드, 게임을 하며 밤을 세운다.수학여행을 가도 교관이 강제로 잠을 재우니형편이니 맘 놓고 밤새 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아침은 짜짱밥으로 해결한다. 담임인 내가 직접 만들어 준다. 요리반 지도 교사니 맛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ㅎㅎ 30명 가까운 녀석들이니 한끼 사먹자면 20만원은 드는데 이렇게 비용을 절약해 본다.


이렇게 아침을 해먹고 정리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다시 버스타고 강화버스터머널까지 가서 서울가는 버스로 환승한다. 바다에 들어가지 못해 아쉬워하는 녀석들이 있다. 그러나 시간상의 문제 그리고 젖은 옷의 처리 문제도 그렇고 해서 바다는 다음기회에 들어가는 것으로 한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안전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일 크다. 세월호 사고 뒷자락이니 무슨 조그만한 일라도 생기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어쩔 수 없이 다른 핑계를 대면서 아이들이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막고 말았다. 아이들도 이해해주려나 모르겠네^^ 이렇게 숭문중학교 3-5반 1박 2일 MT를 마치고 서울로 복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