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7015
지난 2015.7.4일 태안반도 솔향기 숲길 다녀왔습니다. 솔향기 숲길이라....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산 길인지 해안 길인지, 등산로인지 둘레길인지 처음듣는 이름이 궁금함을 더 합니다. 버스 한대를 꽉 채운 40여명의 숭산회 회원들이 7시 공덕역을 출발해 태안으로 향합니다. 지난 6월 산행이 메르스 사태로 한번 연기터라 참석인원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버스에 내려 작은 언덕을 넘어 해안가에 다다릅니다. 여기는 솔향기 숲길의 시작점이 아닙니다. 버스 도착시간이 늦어 솔향기 숲길의 중간지점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3시간에 조금 더 걸리니 서울에서 오기에 그리 만만한 거리는 아닙니다. 예쁜팬션들이 자리 잡고 있어서 바닷가 풍광의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꽃밭도 잘 가꾸어져 있어 사진 찍기도 좋습니다. 같이 온 여성 회원들이 특히 좋아합니다. 원래 어린 여자는 동물을 좋아한다지요. 젊은 여성은 식물을 좋아하고 나이든 여자는 광물을 좋하한답니다^^ 그런데 꽃을 좋아 하는 것을 보니 우리 회원들은 젊은 여성들인 모양입니다ㅎㅎ
바닷가에 만들어 놓은 수영장이 그림 같습니다. 어디 열대 휴양지 같지 않습니까?
길은 꾸지나무 해수욕장부터 만대항까지 10km 정도의 바닷가를 끼고 돕니다. 처음에 이런 길이 어떨게 생겼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가다보니 안내문이 있어서 솔향기 길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군요.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2007년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좌초되어 기름이 유출되었다. 지역민만으로는 기름제거 작업이 불가능해지자 전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수는 무려 120만명. 120만명이 직접 손으로 기름에 닦아서 제거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해안 접근도로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해안가 가파른 언덕에 길을 내고 줄을 메서 해안가에 접근했다. 자원봉사자들을 도와 언덕에 길을 내던 이원면민회장 차윤천씨는 해안가 산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기름제거 작업이 마무리된 후 120만명에 이르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이 아름다운 해안길에 산책로를 만드는 것이었다. 5개월간의 노력끝에 10km 에 이르는 산책로를 완성하고 솔향기길이라고 명명하게 되었다.
길을 완성한 사람은 차윤천씨였지만 이 길이 만들어진 원동력은 결국 120만명에 이르는 자원봉사자들이 것이다. 2015년 4월 기름유출이 되었던 바닷가 생태계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발표가 있었다. 1989년 알레스카만에서 벌어진 엘슨 발데조호의 기름유출사고 피해가 아직까지도 수습되지 못했다는 것을 보면 120만명 자원봉사자들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등반대장과 저의 동기 병운이가 함께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동기 함병운은 연희동에서 초밥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곳을 돌아다녀 본 제 경험으로도 아주 괜찮은 초밥집입니다. 초밥집 가실 일 있으면 애용해 주시기 바랍니다ㅎㅎ
솔향기 길이라는 이름답게 소나무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바닷가 방풍림으로 가장 많이 심는 것이 소나무입니다. 해안가 어디를 가도 가장 많은 것이 소나무입니다. 그런데 붉게 물들거나 누런게 잎이 바랜 소나무가 많이 보입니다. 소나무 재선충병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소나무 재선충병은 심각한 지경입니다.
이것은 소나무재선충을 보유한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소나무 잎을 갉아 먹을 때 소나무재선충이 나무 조직 내부로 침입, 빠르게 증식해 뿌리로부터 올라오는 수분과 양분의 이동을 방해하며 나무를 시들어 말라 죽게 합니다. 항공을 통한 방재를 실시하고 있는데 그 효과는 미미합니다. 결국 소나무 재선충을 막는 확실한 방법은 이 병에 걸린 나무를 베어내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막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동 전이라도 나무를 단단히 밀봉하여 솔수염하늘소가 확산되지 못하게 해야합니다. 그런데 솔향기길 어디를 봐도 소나무를 베거나 밀봉해 놓은 곳이 없습니다. 아직까지 방재 작업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빨리 방재작업을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섬이 보입니다. 여섬은 바닷물이 들어오면 섬이 되고 썰물이면 육지와 연결되는 섬입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우리나라에서 많은 섬들이 이런 모습을 합니다.
선배님들과 사진 한장 찍어봅니다. 얼마 없는 후배들이 다 불참해서 오늘도 막내가 되고 말았습니다^^
멀리 벌천포 해수욕장이 보입니다. 건너편을 바라보던 회원들, 5km는 넘을 거리다. 아니다! 1km 정도이다..... 바다건너 까지 거리가 얼마나 될까 설왕설래합니다. 스마트폰 지도 앱으로 측정합니다. 2.5km 군요. 참 세상 좋아졌습니다. 전화기 한대로 모든 것을 다 알아볼 수 있습니다. 요즘 스마폰 때문에 술자리 문화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논쟁이 붙으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스마트 폰입니다. 모든 것을 다 찾을 수 있으니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목소리 큰넘이 등장하여 박박 우기던 술자리 문화가 사라져서 좋기는 한데 뭔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저만의 생각인가요?
여성회원들입니다. 남고 동문산악회에 왠 여성이냐구요? 묻지 마십시요. 특히 꽃을 좋아하는 이런 젊은여성들의 경우 더더욱 모르는 게 좋습니다. 혹시 제가 어떤 여성을 데려와도 묻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게 우리 산악회의 불문율입니다ㅎㅎ
가마봉 공터에서 점심 식사를 합니다. 동기인 병운이가 이것 저것 많이 싸왔습니다. 동기덕분에 호강합니다. 7시에 버스가 출발하는 관계로 문을 연 김밥집을 찾지 못했습니다. 집에서 안 싸주냐고 물을실지 모르겠습니다. 주말이면 조용히 나와야 합니다. 아침에 마누라 눈뜨면 아침 해 놓고 나갈랄까봐 얼른 도망나와야 합니다. 왜 그렇게 사는냐구요? 운명같습니다^^
산책길 곳곳에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산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풍광이 아름답습니다.
산을 내려온 길은 해안가로 이어집니다. 사진사 병운이가 무언가 열심히 찍고 있습니다. 병운이는 대학에서 사진동아리는 이끌던 아마추어 사진사입니다. 밴드에 올린 많은 사진들을 보셨지요?
쉬어가기 좋은 정자가 나타납니다. 우리나라 정자는 인공구조물이기는 하지만 자연 풍광에 운치를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없는 것보다 휠씬 더 멋진 풍광을 만들어 냅니다. 그런 면에서 서양의 구조물과는 많이 다르지요. 충주호의 도담삼봉을 보면 자연과 어울리는 정자의 멋스러움이 잘 드러납니다.
가다보니 참호들이 많이 보입니다. 군부대 주둔지로 아닌데... 무얼까 생각이 듭니다. 찾아보니 6.25때 파놓은 참호라고 합니다. 여기서 얼마나 치열한 전투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아직도 한국전쟁이 다 끝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만대항에 도착합니다. 제일 고참이신 김준열 선배님이시군요. 판사시절 산행을 시작해 40년 넘게 등산을 해오신 등산외길 인생이십니다. 저도 회원인 산책을 읽고 토론하는 산서회의 고문이기 합니다. 산서회 고문답게 늘 공부하고 독서하는 등산인이 되기를 당부하십니다.
만대항에 도착 뒷풀이를 합니다. 다양한 회와 해산물이 입맛을 돋굽니다. 한여름이니 겨울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한점씩 먹으면서 선후배간의 대화에 취해봅니다.
이렇게 산행을 마칩니다. 버스를 빌려타고 간 오랫만의 나들이 였습니다. 맑은 날씨만큼이나 풍광도 좋고 시원한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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