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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18년 라오스 여행하기 3 - 비엔티엔

2018-9-03

버스를 타고 비엔티엔으로 향한다. 이름은 VIP 버스인데 사실은 승합차인 작은 버스는 비엔티엔까지 4시간 정도 걸린다. 중간에 해발 2000m 를 넘는 고개가 있어 이리저리 고개운전을 한다. 우기에 내린 비로 길과 언덕 무너진 곳이 많아 중간중간 속도를 줄이며 아찔한 도로를 조심스럽게 지난다. 고속도로는 없고 대부분 2차선 국도인데 도로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다. 

버스는 비엔티엔 여행자 거리 근처에 승객들을 내려 놓는다. 숙소는 여기서 그리 멀지 않아 걸어 갈 수 있는 거리다. 라오스의 숙소는 매우 저렴하고 시설도 괜찮은 편이다. 방비엥의 게스트 하우스는 화장실 달린 독방이 15000원 정도이고 비엔티엔은 3성급 호텔을 3만원 정도면 얻을 수 있다. 시설도 괜찮고 께끗한 편이다. 물론 다른 문제는 있다. 호텔에 관해서는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다. 우선 비엔티엔에 대해서 알아보자.

비엔티엔은 라오스의 수도이다. 메콩강을 끼고 있으며 태국과 인접해 있다. 비엔티엔은 1953년부터 라오스의 수도였으며, 프랑스 통치시기에도 행정수도 기능을 수행하였다. 라오스의 정치와 경제 중심지이다. 메콩강 하구에서 1,584km 상류에 위치하며, 강으로 흘러드는 지류 남바사크강에 의해서 동서로 나누어져 있다. 건기와 우기가 정확하게 구분되는 열대 기후를 보인다. 비엔티엔의 건기는 9월에서 3월까지이다. 4월에 우기가 시작되며 약 7개월간 지속된다. 비엔티안은 우기보다 건기에 약간 시원하지만, 대체로 덥고 습윤한 날씨가 유지된다. 인구는 75만명정도로 라오스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 네이버지식백과 편집 -

여행자 거리 곳곳에 한글 간판도 많이 보인다. 비엔티엔의 교통수단은 역시 오토바이, 그런데 병준이가 다른 제안을 한다. 오토바이를 한대 만 렌트하자는 것이다. 여자도 아니고 내가 널 왜 태우고 다니냐고 구박을 했더니 길을 찾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하긴 비엔티엔은 루앙프라방이나 방비엥과는 다른 대도시이다. 차도 많고 도시도 복잡하다. 핸드폰 네비개이션을 보변서 찾아다니가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내가 운전을 하고 병준이는 뒷자리에 앉아서 네비를 보고 길을 찾는 것이 효율적이다. 결과적으로 올바른 선택이었다.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오토바이라고 하면 못 알아 듣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모터바이크 혹은 모터사이클이라고 부른다. 오토바이라는 말은 오토바이크의 준발로 일본에서 들어 온 말이다. 따라서 오토바이라고 부르는 나라는 우리와 일본밖에 없다.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검색하던 병준이가 한국사람들 평가가 좋은 사우나가 있다고 한다. 그럼 가봐야지. 여행자 거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HERBAL STEAM SAUNA 라는 곳으로 행한다. 조그만 스팀사우나가 있고 마당이 있는 아담한 규모이다. 사우나를 하다가 마당으로 나와 찬물을 뒤집어 쓰고 무료 제공해 주는 차를 마신다. 이렇게 사우나를 하며 여행 중간에 한가로운 시간을 가져 본다. 요즘에 우리나라는 찜질방이 유명하다. 왼만한 외국인들도 우리나라 찜질방은 다 알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목욕탕이나 사우나 문화는 일본과 서양에서 들어 온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언제부터인가 찜찔방으로 변화 발전되었다. 일본은 주로 탕에 들어가는 목욕 문화다. 서양은 사우나는 있어도 찜빌방 문화는 없다. 일본이나 서양과 다르게 찜질방은 남녀공용으로 옷을 입고 사우나를 즐기며, 심지어 잠을 자는 곳도 있다. 남녀공용으로 만들어 놓으니 남탕 여탕 따로 만드는 것보다 규모도 커졌다. 물론 남녀 혼탕문화는 일본이나 서양에서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2002년 스위스에서 친구들과 같이 들어 간 사우나가 남녀공용이라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물론 서양의 사우나는 다 벗고 들어가야 한다^^ 한국에서 이렇게 남녀공용을 만들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고심 끝에 탄생한 것이 남녀 공용이지만 옷을 입고 사우나를 하는 찜질방이다. 1999년인가 중국에서 만난 일본 친구가 한국의 찜질방을 극찬해서 놀랐던 적이 있다. 지금도 한국의 찜질방에는 외국인들이 넘쳐난다.    

저녁 무렵 비엔티엔에서 유명하다는 메콩강가의 나이트바자르를 가기로 한다. 내가 운전하고 뒷자리의 병준이가 열심히 네비로 길을 찾는다. 그러나 가다보니 좀 멀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트바자르는 메콩강가에 있으니 시내 중심일텐데 한참을 가도 안 나온다. 결국 거의 한시간을 달린 끝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름이 동둑나이트바자르. 우리가 찾던 나이트 바자르가 아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휠씬 재미있는 곳에 도착하였다. 나중에 가 본 나이트 바자르는 기념품과 옷만 파는 상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여기는 먹거리도 많고 무대에서 공연도 한다. 원래 여행이 그렇다. 목적한 곳보다 우연치 않게 들린 곳에서 재미있는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트 바자르는 외국인이 절반인데 여기는 거의 없다. 대신 데이트하는 라오스 청춘남녀들이 많이 보인다. 비엔티엔의 테이트 코스 중 하나인 모양이다.

동둑나이트 바자르에서 요기를 하고 메콩강가의 나이트 바자르를 걸쳐 호텔로 돌아온다. 호텔은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하여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이번 여행에는 TRIP.COM 이라는 엡을 이용하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엡은 아닌데 나름 유용하다. 가격가 가장 저렴하지는 않은데 대신 취소 수수료가 없다. 그리고 나와 있는 평점이 거의 정확하다. 비엔티엔의 이 호텔도 5점 만점에 4.7정도를 받아 매우 평점이 높았다. 물론 여행에서 모든 일이 그렇게 잘 돌아갈 리를 없다. 이 호텔도 마찬가지.... 몇일 후 방콕으로 출발하는 날, 체크아웃을 마치고 출발하려는 찰라 프론트 직원이 한국돈 좀 구경할 수 있냐고 물어본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 봉투에서 한국돈을 꺼내준다. 그런데 순간 뭐가 좀 이상하다. 돈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내가 계산을 잘못했나 싶어서 다시 따져보니 아니다. 어디에 빠져나 하고 트렁크를 찾아봐도 보이지를 않는다. 결국 비행기 시간에 쫓겨 호텔을 나올 수밖에 없었고 호텔에는 확인하지 못했다. 나중에 방콩에서 병관이에 들으니 동남아시아 많은 호텔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한다. 즉 지갑이나 돈 전부를 가지고 가면 도난 사실이 금방 드러나기 때문에 일부분만 빼낸다는 것이다. 그것도 체크아웃하기 전날.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비행기 시간에 쫓겨 자신이 계산을 잘못했나 고민하며 호텔을 나서게 된다는 된다는 것이다. 결국 따져보니 태국돈과 미국 달라까지 해서 40만원 정도를 도난당했다. 호텔직원을 소행으로 추정되는 데 100%확실한 것은 아니라 여기서 호텔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다. 트렁크를 꼭 잠그고 다녀서 이번 도난 피해를 입지 않은 병준이에게 한 소리 듣는다. '뭐 니가 나를 욕하지만 너는 이미 경험 해봐서 잘 알고 있는 거 아니냐' 고 투덜되어 본다.

다음날 왓씨엥통을 비롯한 시내의 사원 몇군데를 들려본다. 사원의 규모는 대부분 태국보다 작은데 아무래도 국력을 반영하는 것이리라. 태국은 라오스에서 국보처럼 여기며 가장 소중히 여겨온 에메랄드 불상을 약탈해 방콕 사원 구석에 모셔놓고 그리 소중히 다루지도 않는다. 그 정도는 우리나라에 많이 있다는 표현인가?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니 박물관은 아닌데 무슨 전시장 처럼 보이는 곳이 있다. 들어가보니 UXO  CLEARANCE OPERRATION 이라는 단체가 운영하는 전시장이다. 베트남전 당시 미국은 일명 호치민 루트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라오스에 무차별 폭격을 가하였다. 즉 라오스의 일부 소수민족을 용병으로 고용하여 내전을 부추기면서 호찌민 루트를 차단하기 위해 비밀리에 라오스 전 국토를 폭격하였다. 1964년부터 1973년까지 엄청난 폭격이 이뤄졌고, 지금도 2백만t 이상의 폭탄이 불발탄으로 라오스 전 국토에 남아 있다. 미국은 베트남전 종전 시까지 라오스 폭격과 내전 개입을 부인하였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비밀전쟁'이다. 이웃나라 캅보디아도 미국의 폭격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나중에 확인된 바에 의하면 이 폭격의 최종승인자는 당시 미국 국가안보보장회의 사무국장이었던 헨리 키신저였으며 이 폭격으로 인해 죽은 라오스 캄보디아 민중만 수 십 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금도 살아서 미국외교가의 전설로 회자되는 키신저의 노벨평화상을 박탈하고 전범으로 처벌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미국은 베트남전을 20세기 최대로  실패한 전쟁이자 정책이라고 얘기하지만, 라오스 캄보디아 푹격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도 불발탄으로 인해 끊임없이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 단체에서는 불발탄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의 의수 의족 등을 지원해 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기부금통에 얼마간의 기부를 하면서 이 단체의 취지를 헤아려 본다.  

이제 비엔티엔의 마지막 날이다. 여행자 거리 근처에 식당을 추천받아 가 본다. 한동안 먹어보기 힘들 라오맥주를 한잔 기울이며 마지막 여행지의 밤을 보낸다. 요근래 계속 같이 여행을 다니고 있는 병준이와 다른 여행계획을 세워본다. 우즈베키스탄,멕시코,필리핀... 어디간들 어떠리. 여행은 그저 여행인 것을.    

여행와서 아픈 적은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는 장염에 걸려 열흘 넘게 고생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약만 먹으며 버텻는 데 나중에는 약도 떨어졌다. 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고생이 심했다. 아 참 여행자 보험이 있었지.... 문제가 있을 때 현지 병원에서 진찰받고 약을 받았으면 되는 건데.... 왜 가기 전날에야 생각날까. 있는 것도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나이가 먹어서 그런가. 좀 또 꼼꼼히 챙겨야 할듯하다.  

방콕으로 돌아와서 뱡관이와 저녁을 먹는다. 다음날이면 귀국이다. 이러헤 저렇게 20일 가까운 여행을 마무리 해 본다. 그리고 이 자리를 통해 늘 신경쓰고 챙겨주는 후배 병관이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