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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4 숭산회 괴산 산막이 옛길 산행

2014.11.03

이번 숭산회 11월 산행지는 괴산 산막이 옛길입니다. 요즘 트레킹 코스로 아주 유명해진 길로 충북 괴산군에 있습니다. 아침에 기상 이리 저리 서두르는데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식구들 다 여행 보내고 이틀째 독수공방, 전날 산행 뒷풀이의 여파가 있어 간신히 일어납니다. 봉천 쯤 왔는데 총무님 전화가 울립니다. 어 그런데 집합 장소가 사당이 아니라 교대라고 합니다. 어제 소백산을 사당에서 출발하고 보니 오늘도 당연히 사당이라고 착각한 모양입니다. 결국 10여분 늦게 도착, 선배님들의 따뜻한 눈빛^^ 을 받아봅니다.     

은행잎으로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버스는 먼저 괴산군 문광면의 문광저수지에 들립니다. 은행나무 길이 이뻐 단풍철 명소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틀간 비가 와 은행잎이 많이 떨어졌습니다만 그래도 가을 정취는 남아 있군요. 주말이라 아마추어 사진사들이 많이 보입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신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사진은 그 결과물을 바로 확인 할 수 있으니 나름 성취감을 있는 취미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카메라를 비롯한 장비 가격에 출사를 위한  비용가지 고려하면 꽤 고급 취미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어떤 취미든 적당히 즐기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요즘 제가 즐기는 자전거도 마찬가지 입니다. 적당히 만족하고 즐기면 되는데 자전거나 용품에 욕심을 내지 시작하면 끝이 없습니다. 인생의 모든 일이 그렇지 않을가요? 과유불급     

28기 선배님들

28기 선배님들이 많이 왔습니다. 종구형이 멋드러진 모자 하나를 쓰고 왔네요. 얼마전 새로 구입했다고 자랑합니다. 그런데 고급스럽게 울로 만들다 보니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울로 만든 모자는 눈비를 맞으면 안 됩니다. 변형이 일어나지요. 그럼 눈비가 오면 어떻게 할가요. 품안에 꼭 끼고 물 묻지 않게 해야합니다.  모자가 상전입니다^^ 다행이 이날 비가 많이 안 와 이런 사태는 피한 것 같군요 

단체사진

이제 산막이길 도착 출발지점에서 사진을 찍어 봅니다. 40여분이 오셨으니 오랫만에 많이 모였습니다. 저는 처음 괴산의 산막이 옛길이라 해서 가면 사람도 거의 없고 한적한 곳을 상상했습니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깜작 놀랍니다. 대략 보이는 버스만 수십대, 승용차를 제외하고도 어림잡아도 수천명이 휠신 넘는 인원이 온 것같습니다. 물어보니 한참 때 주말에는 만여명이 온다고 하네요. 여기가 무슨 설악산도 아니고 .....    

안내도를 이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산막이 옛길은 1957년 달천을 막아 괴산댐이 만들어진 이후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마을과 산골의 사은리 산막이 마을 사이를 잇던 길입니다. 뒷산이 가파르고 높아 물가를 구비구비 돌아서 이어지는 10리 길입니다. 이 길을 나무 테크를 사용해 걷기 편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길이 생긴 것도 1957년 괴산댐 건설 이후니 기껏 60년 정도 된 길입니다. 그래서 사실 산막이 옛길 이라는 명칭도 좀 생경합니다^^ 그래도 호스를 끼고 돌아 가는 고즈넉한 길에 단풍까지 예쁘게 물드니 왼지 600년은 된 듯한 느낌이 드는 길입니다. 이곳에는 우암 송시열이 아홉번 찾았지만 훗날 물이 찰 지형이라고 여겨 이웃 화양동에 정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어떻게 훗날 땜이 들어서고 물이 찰 지형이라고 예상을 했을까 놀라울 따름입니다. 물가로 이어지는 길의 총길이  4km왕복 2시간이 걸립니다. 좀 바쁘신 분은 산막이 마을에 도착 배를 타고 이동하면 15분이면 출발지로 돌아오게 됩니다.  

등산 트레킹 코스

조금 가다가 물가 트레킹 코스와 산길 등산 코스로 팀을 나누게 됩니다. 둘다 4,km가 조금 넘는 거리로 비슷한데 아무래도 산길은 경사가 급하고 조금 험해 3시간은 걸린다고 합니다. 시작은 해발 200m 정도이고 뒷산 능선은 400m가 넘습니다. 산높이에 비해 고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관계로 가파른 오르막입니다. 오르다 보니 남산 산책수준이라는 최시화 등반대장님의 말에 다들 한마디씩 합니다^^ 

날씨가 습하고 부슬비도 내립니다. 땀은 나고 걷옷을 벗자니 비가 오고, 입자니 덥습니다. 아마도 이런 날씨가 등산복 갖춰 입기 가장 힘든 날일 것입니다. 산에서 환절기 옷차림이 가장 어렵습니다. 한여름이나 겨울은 차라리 편하지요. 이런 환절기에는 참 애매합니다. 큰 산에서 11월의 비는 눈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그래서 준비가 부실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도 있습니다. 산에서는 늘 조심하고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하는 이유입니다.   

35기 동기들

그렇게 40분 걸려 걸려 등잔봉에 올라섭니다. 그런데 왜 봉우리 이름이 등잔봉일까요. 바로 옆의 국사봉, 삼성봉은 아주 흔한 이름인데 등잔봉이라는 이름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어디를 찾아봐도 설명이 보이지 않습니다. 추측컨데 외사리 사오랑 마을 뒤로 가파르게 솟은 것이 등잔모양을 닮아서 등잔봉이라고 이름짓지 않았나 싶습니다.  

괴산호 풍광이 한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사실 괴산은 산이 높은 동네입니다. 산이 높다보나 계곡이 깊고 물이 많습니다. 아주 이름난 산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유동, 쌍곡, 화양 등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계곡이 즐비합니다. 1000m 넘는 산도 많아서 450m 밖에 안되는 동네 뒷산이 이름을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산막이길 건너편 보이는 군자산도 1000m에 육박합니다. 그런데도 이름을 얻은 것을 보면 참 운이 좋은 산입니다. 산막이 옛길이 소문이나 많은 사람이 다니다 보니 이름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역시 사람이나 산이나 그 서 있는 위치가 중요합니다. 

갑오농민전쟁 1차 봉기 때의 집결지가 신태인의 백산입니다. 산이라고 부르지만 해발 47m의 언덕입니다., 그런데 전후좌우로 드넓은 호남평야의 한가운데 자리에 전략적 위치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47m 짜리 언덕이 당당히 산이라는 명칭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등잔봉도 이 높은 산 많은 괴산에서 이름이라도 얻을 것을 보면 운이 좋은 산이라 하겠습니다.  

한반도 지형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 많습니다.

한반도전망대에 도착합니다. 많이는 안 닯았지만 그래도 비스무리 합니다. 좀 억지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만 뭐라도 만들고 이름 붙여서 알리고 싶은 지역사람들의 심정을 헤아려 봅니다. 한반도 지형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영월입니다. 영월의 한반도 지형이 알려진 이후 많은 한반도 지형이 나타납니다^^ 정선과 독도를 거쳐 괴산가지 이르렀군요 ㅎㅎ

갈림길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좀더 가면 천장봉을 지나 산막이 마을로 갈 수 있고 아니면 바로 내려가서 진달래 동산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진달래 동산으로 하산을 선택합니다. 좀더 갈까했지만 동기녀석들 허기가 진다고 아우성입니다.

대부분 선배님들은 물가 트레킹 코스로

결국 도시락도 챙겨오지 못해서 급히 자리를 깔고 컵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합니다. 사실 도시락을 준비해보려 했습니다만 새벽에 문을 연 김밥집이 없습니다. 결국 라면 하나 달랑 들고 산행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한진이나 건중이도 사정은 저와 비슷하군요. 그래도 밤새 접대한다고 시달리다가 한참도 못자고 산행에 따라온 한진이보다는 제가 좀 나은 편입니다ㅎㅎ  그래도 을시년스럽고 부슬비까지 오는 이런 날 산에서 먹는 라면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맛입니다.  

트레킹 반환점

진달래 동산 내려서서 산막이 산장으로 향합니다. 가다보니 식사를 마친 선배님들이 다시 주차장으로 향하고 계시네요. 우리는 언제 먹고 출발하나 ㅋㅋ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축합니다. 멀리 건너편에 정자도 하나 보입니다.

까치밥이 이쁘게 걸려 있습니다.

산막이 산장에 도착, 부족한 점심 식사를 다시 합니다. 산장 물가 감나무에 까치밥이 이쁘게 걸려있습니다. 산에서는 비까지 내렸는데 하산하니 날씨가 좋아집니다. 원래 그렇지요. 뭐 인생의 법칙까지는 아닐지 모르지만 그리 기분 나빠 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구요? 살다보면 반대의 경우도 많이 발생합니다. 다들 경험해 보셨지요?

물가 트레킹 팀

선배님들 산막이길 트레킹 사진이군요. 저는 산위에 있었으니 제사진은 아니고 이영호 선배님사진입니다.

최고참 6회 선배님들

최고참이신 6회 선배님들이 3분이나 참석하셨습니다. 같은 6회이신 김준열 선배님이 못 오셔서 조금 섭섭합니다. 작년 덕유산 등반이후 허리가 좀 안 좋아지셨다고 하네요. 열심히 치료받고 계시다고 하니 빠른 쾌유를 빌어봅니다.

그렇게 트레팅을 마치고 매운탕 집으로 향합니다. 괴산은 계곡이 발달한 관계로 민물 매운탕집이 많습니다.
1급수를 자랑하는 관계로 갈겨니나 쏘가리 같은 고기는 민물회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민물회가 맛있기는 하지만 디스토마 같은 기생충이 있을 수 있으니 가급적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꼭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민물회를 드신 후 구충제를 복용하면 되다고 하네요.    

맛있는 뒷풀이 식사

맛있는 메기매운탕으로 하산주를 마십니다. 지난 9월 청계산 뒷풀이도 메기매운탕이었는데 이러다가 숭산회 공식 뒷풀이 메뉴가 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이 자리를 끝으로 숭산회 괴산 산막이옛길 산행을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