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등산

봄날의 사패산 등반

2014.4.6

4월6일 숭산회 정기산행으로 사패산을 다녀왔다. 일영 진흥관앞 집결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출발하는 704번 버스를 타고 여기까지 와야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환승하는 구파발역이 붐빌 것 같아 불광역에서 탑승하기로 한다. 앉아서 갈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왼걸, 버스는 꽉찬 만원이다. 나 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가보다^^      

중국집 진흥관

일영 진흥관. 40년 된 전통있는 중국집이다. 중국집하면 생각나는 것이 짬뽕과 짜장면의 선택의 문제가 아닐까한다. 음식 선택의 문제는 많은 사람을 고민에 빠트린다. 몇가지를 꼽아보자. 물냉면과 비빔냉면, 된장찌게와 김치찌게, 프라이드 치킨과 양념치킨, 토마토 스파게티와 크림스파게티, 회는 간장에 직을까 초장에 찍을까 등등 그런데 이 모든 선택의 문제에게 사람을 가장 고민에 빠트리는 것이 짬뽕과 짜장면의 선택이 아닐까 한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 같다. 나는 짬짜면을 먹겠다. 그렇지 짬짜면이 있었지ㅎㅎ 그런데 짬짜면을 시키는 사람을 그리 많지 않다. 왜일까? 연구 결과를 보면 짬짜면이 생각보다 만족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 이유는 기대심리가 하락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짜장을 먹으면 짬뽕은 맛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 기대 심리가 사라지면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짬뽕을 더 좋아하지만 여러분들은 어떠신가?  

도착하니 선배님들이 보인다. 그리 많이 오시지는 않은 거 같다. 오늘이 한식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전철을 타고 다시 갈아타야하는 번거러움 때문에도 그런 것 같다.

국립공원내 불법 건축물 철거

올라가다 보니 일영계곡 양쪽으로 즐비했던 음식점과 집들을 정리하고 있다. 계곡 입구에 상가촌을 건설하여 이주를 시키고 계곡 양쪽을 자연 식생으로 되돌리고 있다. 아직 정리가 덜 되었지만 이후 더욱 께끗해진 계곡을 기대해 본다.

무허가 집들이기는 하지만 이곳은 대학 1학년 때 과 엠티를 온 곳이기도 하다. 전날 엄청 과음들을 하고 아침에 집에 갈 준비들을 하고 있을 때였다. 한 녀석이 구파발역이 바로 코앞이라며 술도 깰 겸 걸어가자고 제안을 한다. 다들 좀 멀지 않냐고 하는데 이 녀석은 자기가 길을 잘 아는데 바로 앞 라고 대답한다. 그래서 걸어가기로 했는데 코앞은 무슨..... 두시간도 넘게 걸어 가서야 간신히 도착, 너무 멀고 힘들다고 투털거리는 친구들에게  안내를 맡은 녀석이 결정적 한미디를 날린다. '내 걸음으로는 30분인데..' 결국 길 안내를 맡은  녀석은 나폴레옹이 전쟁에서 진 이유가 너 같은 녀석이 길 안내를 맡은 탓이라며 흥분한 친구들에게 몰매를 맞았다.    

살이 많이 찐 길고양이

쉬고 있을 때 들고양이 한마리가 다가온다. 배가 고픈지 간식먹는 우리를 빤히 쳐다본다. 원래 야생 고양이는 사람 앞에 잘 안 나타나는데 배가 무척 고픈 모양이다. 북한산에는 야생고양이와 개들이 많이 살고 있다. 애완용으로 키우던 녀석들이 버려지거나 독립해서(?) 산에 둥지를 틀은 것인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먹이를 주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출발지점에서 2km정로 지나니 능선에 도착한다. 높이가 그리 높지 않으니 능선에 도착하기도 그리 어렵지 한다. 사패산은 도봉산과 북쪽으로 이어진 산이다. 사패산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사패산은 서울과 의정부시의 경계에 솟은 500m급의 암봉을 말한다. 북한산, 도봉산 등 서울의 유명산에 가리어 있었고 최근까지 군사보호지구로 묶여 있었다. 그래서 등반객은 좀 적은 편이다.  
산정에는 화강암으로 형성된 둥근 바위와 마당바위,회룡바위,홈바위,  버섯바위, 상상봉(360m) 등 갖가지 동식물모양의 봉우리가 곳곳에 산재하고, 울창한 수림이 덮혀 한여름의 더위를 식혀준다.
회룡골,안골,송추계곡 등은 아직도 깨끗한 1급수가 흐르는데 사패산 터널 공사때 지율스님과 도롱룡소송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서남쪽으로 도봉산을 ,동쪽으로 수락산을, 북쪽으로 불곡산을 끼고 있으며 특히 사패능선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명산 스카이라인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비록 산은 작지만 조망미는 주변 어느 산에 못지 않다.

사패산 마당바위

마당바위가 보인다. 사패산이란 명칭은 조선조 선조의 6째 딸 정휘옹주가 유정량에게 시집을 가면서 임금이 하사한 땅이라 해서 붙여진 것으로 이 일대는 오랫동안 조정에서 관리해온 산이다. 사패란 임금이 왕족이나 공신에게 토지를 하사할 때 같이 주던 문서를 말한다. 토지를 하사하면 사패전, 산이면 사패산이라 불렀다. 하산길에 있는 회룡사 뒤편 석굴암에는 김구선생의 자필 성명이 암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독립운동하던 중 한 때 이곳에 피신하여 숨어든 곳으로 백범의 글이다. 그런데 백범은 하필이면 1949년 6월26일 이 바위의 준공식 날 안두희에 의해 피살되었다. 역사의 아니러니가 아닐 수 없다.

능선에 올라서서 사패산 정상까지는 1.2km 험하지 않은 산책코스 정도이다.

조촐한 인원이 등반한 사패산

정상의 마당바위는 매우 넓고 조망도 뛰어난 편이다.

도봉산 자운봉이 보인다

도봉산 전체 능선이 다 조명되고 멀리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도 들어온다.

사패산은 등반 거리가 짧고 완만하다. 그런데 높이에 비해 정상에서 조망이 뛰어난다. 초보자들이 어렵지 않게 등반할 수 있는 산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에서 먹는 식사는 언제나 맛있다.

정상 밑에서 점심을 먹는다. 도시락을 보면 집에서 받는 애정의 크기를 짐작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형형색색 정성스럽게 싼 선배님들의 도시락은 형수님들의 애정의 크기만큼이나 언제봐도 먹음직스럽다. 반면 산행경력 3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집에서 싸준 도시락을 들고 산에 온 기억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럼 '니가 싸오면 되지 않냐' 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일요일 아침부터 부엌에서 부산을 떨면 '아침 해 놓고 나가!' 라고 할까봐 무서워 얼른 도망나오기 바쁘다^^ 

그림자 놀이

햇볕이 좋아 그림자 셀카놀이도 해본다. 언듯보니 꼭 완전군장한 일본병사처럼 보인다.  

회룡사

내려오다 보니 회룡사가 보인다. 회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봉선사의 말사이다. 681년 의상이 창건했을 때의 명칭은 법성사였다. 930년 경보, 1384년 자초 등이 각각 중창하였다. 특히 자초는 이성계와 함께 이 곳에서 3년간 수도하였고, 이성계가 정계로 나간 뒤에는 자초가 홀로 남아 사찰을 중건하고 관세음보살상을 모셨다. 그 뒤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고 이곳에 찾아와 절 이름을 현재의 회룡사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설에는 이성계가 왕위에서 물러나 함흥에 머물다가 1403년 서울로 돌아와 이곳에서 수도하던 자초를 찾아오자 자초는 ‘회란용가(回鸞龍駕)’라 하면서 기뻐하였는데, 절 이름은 여기에서 유래하였다고도 한다.

 10여년 만에 사패산, 회룡사를 온 것 같다. 돌아가는 길에 들린 회룡역을 보며 세월이 흐렀음을 실감한다. 10년전에는 시골 간이역 정도역던 회룡역이 엄청난 변화가로 변해있었다. 역 크게도 엄청나게 커지고 주변도 상전벽해로 변해 있었다.

오랫만에 들려 본 사패산에서 보내 즐거운 꽃맞이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