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07:00 기상
09:00 대리출발
12:30 려강 도착
16:00 흑룡담
19:00 숙소
이제 려강으로 가는 날입니다. 차표는 전날 예매를 했습니다. 또 문제는 작은 차라는 것이지요. 크고 에어컨 나오는 버스는 11시에 출발한다고 하네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다시 또 작은 차를 기다립니다.

대리고성 중심인 요기서 차를 탑니다. 하관까지 다시 나가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버스가 늦게 오는군요. 어! 조금 있으니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하나도안보입니다. 당황해서 여기저기 찾아보니 10살 쯤되어 보이는 여행사 주인 아들이 저희만 빼놓고 데려 갔군요. 다시 뛰어다니고 간신히 찾아서 버스에 올라탑니다. 늦게 올라타니 버스의 남아 있는 자리는 맨 뒷자리를 포함 불편한 자리뿐입니다. 대리 올 때 맨 앞 자리, 려강 갈 때 맨 뒷자리 눈앞이 캄캄합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방법이 없습니다. 어! 그런데 대환이 자리는 중간인데 여학생과 같이 앉게 되네요. 한국 여학생입니다. 남들은 불편해 힘들어 하는데 대환이만 즐겁습니다. ‘재수 좋은 넘은 뒤로 자빠져도 침대가 있다’고 처자들이 수군댑니다.
바로 앞자리에 중국여학생 둘이 타고 있네요. 이쁘장하고 늘신합니다. 그런데 졸다가 고개가 바닥까지(?) 떨어지게 생겼습니다. 제가 장난삼아 받치는 시늉을 하자 저희 처자가 아서라고 합니다. ‘형님 건들지 마세요. 머리에서 냄새나요’ ‘에이 설마 이렇게 이 뿐 처자가 머리도 안 감고 다닐까’ 조금 가까이 가봅니다. 냄새가 나네요. 와 진짜로 머리를 안 감고 다닙니다. 중국에서 1년간 공부한 경숙이가 덧붙입니다. ‘중국 애들 참 이상해요. 그전에는 씻기가 불편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편리하게 씻을 여건 돼도 안 씻어요’
중국인의 위생관념이 조금 부족한 것은 일면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도 상대적이라서 함부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화장실에 관해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갔다 오신 분들이야 아시겠지만 중국의 화장실은 많이 지저분합니다. 화장실에 문도 없구요. 그러다 보니 특히 여자 여행객들이 힘들어 합니다.

그러지 않아도 변비 많은 처자들 고생이 엄청 심합니다.
불편해도 차가 갑니다. 12:30분 려강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곤명 가는 차편를 알아봅니다. 기차 시간표도 보입니다. 처다 보고 있으니 삐기 아줌마가 와서 숙소를 홍보합니다. 터미널에서 홍보하는 숙소는 대부분 려강고성 밖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고성 안에 숙소를 잡고자 합니다. 그러다보니 고성밖 숙소 주인들은 터미널에서부터 숙박객을 찾으려고 동분서주 합니다. 그런데 이 아줌마 하는 말 곤명행 기차표가 있다고 합니다. 다들 귀가 번쩍뜨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곤명가지 10시간이 걸리는 데, 기차가 있으면 와......
아줌마를 쫓아갑니다. 저기라고 합니다. 들어가 보니 호텔입니다. 기차표는 물론 어디에도 없습니다. 려강까지 기차 길이 없는데 기차가 다니겠습니까? 현재 건설 중이랍니다. 하여간 중국삐끼들은 이런 식입니다. 뭐든지 되고, 뭐든지 있다고 합니다. 결구 우리가 본 기차 시간표는 곤명의 시간표 였습니다.
결국 차표도 못 구하고 터미널을 나왔습니다. 일단 숙소를 구하려 려강고성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굉장한 미로입니다. 어디가 어디인지 알 길이 없네요. 간신히 유명하다는 사방가로 나와서 개념을 잡기로 했습니다. 길을 찾기 힘들어 그렇지 매우 아름다운 고성입니다. 대리처럼 거의 모든 길로 물이 흐름니다.

려강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성입니다. 물길하나 길바닥에 깔려있는 박석돌 하나에도 역사가 묻어 납니다. 잠시 려강 소개 자료를 볼까요
려강(리장)
'리장(麗江/여강)'은 여행지로 보았을 때 이미 운남성의 간판급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이 대중적 명성을 얻게 된 것은 '고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1997년 이후
그 후로는 매년 리장에 드나드는 관광객의 숫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또한 리장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옛부터 중국 서남부에서 가장 중요한 교역장소의 한 곳이었으며,버마로드(버마~쿤밍간)와 차마고도(시슈앙반나~티벳)의 교차로이기도 했다.지리적인 위치로도 리장은 운귀고원(운남-귀주)과 티벳고원이 접하는 지점이다.

리장에서는 여행객들이 갈 만한 곳이 아주 많이 있다.
인문환경으로는 천년고성 '대연전(흔히 알려진 리장고성)'을 비롯하여 차마고도의 역참 역할을 했었던 '수허구전(최근 개방되었다)'.
나시족의 전통벽화 양식을 볼 수 있는 바이샤(白沙/백사),자연환경으로는 북반구 최남단에 위치한 만년설산인 위롱쉐산(玉龍雪山/옥룡설산)세계에서 두번째로 깊다는 협곡 '후타오샤(虎跳峽/호도협)'유명한 장강의 첫번째 큰 굽이 '장강 제1만' 등등.
그렇다보니, 리장의 체류기간은 아무리 길게 잡더라도 항상 모자라기 마련이다.
여행객들은 그렇게 리장의 대한 아쉬움을 뒤로 남긴채 훗날을 기약하며 떠나가곤 한다
고성은 아름다움은 잠시 잊었습니다. 숙소부터 구해야 합니다. 중심가의 사방가 바로 옆에 있는 숙소로 들어갑니다. 사방객잔이라는 군요
저는 예전에 중국영화 볼 때 ‘용문객잔, 신용문객잔’하기에 술집인줄 알았습니다. 다 숙소입니다. 객점, 반점, 모두가 그렇죠.

가격도 하루에 20원이고 화장실, 샤워실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평균치는 됩니다. 우리 경숙이가 조사해 온 곳이 있다고 합니다. 전화로 연락하니 마중을 나옵니다. 따라가 보니 려강고성 중심가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가서보니 마당이 넓습니다. 그런데 남자 숙소는 조금 불편해보입니다.

어! 그런데 이제까지 별말 없던 병권이가 한 소리 합니다. ‘형님 아까 숙소가 나은 것 같습니다. 그리로 다시 가죠’그런데 이제 와서 아까 그 숙소로 다시 가자고 하기는 무리가 많습니다. 경숙이 입장도 있으니 그냥 있자고 달래봅니다. 제 입장을 봐서 참기는 하지만 입이 삐죽하게 나온 것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숙소를 구했으니 차표를 구해야지요. 버스 터미널로 나갑니다. 곤명까지 밤에 이동해야 하니 침대버스표를 구해야 합니다. 표는 많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확인하는 것은 버스 크기입니다. 왜 그런 줄은 다 아시죠 ^-^ 10시간 걸리고 요금도 135원입니다. 이제 내일 호도협 트레킹을 가기위해 차우토우로 가는 표를 구해야 합니다.
그런데 병권이와 대환이가 저보고 이야기하네요. ‘형님! 이렇게 표 끊는데 모두 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마사지 받으러 가겠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그렇습니다. 또 병권이 기분도 있고 하니 그러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이것이 저의 큰 실수였더군요. 이 일로 우리 처자들과 대환이, 병권이와의 관계가 결정적으로 틀어지게 됩니다.
차우토우로 가는 차는 9시가 첫차라고 합니다. 2시간 반이 소요되는데 출발이 너무 늦네요. 하루에 호도협 트레킹을 마치려면 적어도 9시에 트레킹을 시작해야 합니다. 다시 빵차를 섭외합니다. 으악!!!! 2시간 반....... 결국 다음날 7시에 출발하기로 합니다.
표도 구했으니 흑룡담 구경에 나섭니다. 흑룡담은 말 그대로 려강에 있는 공원입니다. 시간도 오후 4시가 넘어서 멀리는 못 가죠. 택시 기본요금으로 도착한 흑룡담은 입장료가 3배 인상되어 있습니다. 동내공원 들어가는데 60원(8,000원)내라고 합니다. 미치겠습니다. 하여간 중국놈들 너무합니다.

요금표시부분을 뜯어내고 다시 표시한 것 보이시죠. 입장권도 바꾸지 못하고 옛날 것을 그대로 씁니다. 그나마 학생 할인 받아서 30원에 들어갑니다. 풍광은 그런대로 좋습니다. 다만 하늘이 그리 맑지 않아서 사진은 별로입니다.

풍광으로만 보면 이발소 그림으로 딱입니다(?)

나중에 보니 동네사람들 이 드나드는 개구멍(?)이 있더군요. 물론 개가 아니니 걸어서 당당하게 들어갑니다. 혹시 나중에 려강 가시는 분계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지역 소수민족인 나시족의 동파문자라고 합니다. 위의 한자와 비교해서 보시며 됩니다.
숙소에서 거리가 멀지 않은 관계로 구경삼아 걸어오기로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 하는 여행방법입니다. 사람 구경도 하고, 사는 모습도 보고, 길거리에서 군것질도 하고 가끔 쇼핑도 하고 말이죠.

려강고성 밖의 신시가지입니다. 모택동 주석의 동상도 보이는군요.

길거리에서 우리 처자들이 돈을 대준다면서 귀를 파보라고 내 몹니다. 자신들이 하기에는 자신이 없으니 마루타로 쓰자는 것이겠지요. 까이꺼 못할 거 뭐 있겠습니까! 5원입니다.

마사지를 끝낸 병권이와 대환이가 늦게 흑룡담 구경에 나섭니다. 어긋난 길처럼 처자들과 마음이 자꾸 어긋납니다.
숙소로 돌아오니 같은 방에 일본인 친구가 있습니다. 가노 타카테라는 23세 청년입니다. 1년 6개월간의 세계일주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마당에서 맥주한잔하면서 얘기하기로 합니다. 어 그런데 마당에서는 벌써 우리 처자들이 중국 청년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경숙이, 중국처자 방야화와 클래스메이트, 필경,미선 그리고 일본인 타카테라입니다. 타카테라 옆에 대환이가 있는데 안 나왔네요. 중국처자 방야화는 제가 중학교 시절의 가수 비의 선생이라고 하자 저에게 싸인을 부탁합니다. 야! 제자 잘둔 덕에 싸인공세도 받아 봅니다.
세계일주, 중국의 현실, 동북공정, 직업선택, 연예인 비.... 이야기 주제에 끝이 없습니다. 3개국의 젊은이가 모였으니 얼마나 할 얘기가 많겠습니까? 영어로 일어로 중국어로 왔다갔다, 이렇게 통역되고 저렇게 통역되고 모르면 바디랭귀지로 가고 밤이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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