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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23년 숭문산악부 하계 울릉도 원정

지난 2023년.7월 21 - 24 까지 숭문산악부 하계 을릉도 원정을 다녀왔다. 거의 10년만에 울릉도를 다시 간 것 같다. 몇 년 전 추진했으나 출발 전날 태풍이 몰려와 취소한 적도 있었다. 출발 전부터 행정처리에 시간을 많이 빼앗긴다. 안전을 강조하는 것은 좋으나, 현장은 별로 달라진 것 없이 서류만 늘어난 것 같아 사람들을 어렵게 만든다. 서류와 행정 처리절차를 만드는 교육청 직원들과 행정실 직원들이 단 한번이라도 학생들과 이런 야외 할동을 기획, 실행해 봤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너무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정들이 많아 지도교사들을 힘들게 한다. 답사를 포함해서 기안을 열 번도 넘게 한 것 같다. 차차로 이야기 해보자.

강릉항 씨스타 5호

 새벽2시에 시청역을 출발, 강릉항에 도착한다. 눈 비비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항구로 이동한다. 타고갈 배는 씨스타 5호인데 쌍둥이 쾌속선이다. 배가 두개가 아니라 물을 헤치고 나가는 선수(船首)가 두개로 그사이로 바닷불이 통과되면서 빠른 속도로 나아간다. 총톤수는 388톤으로 크지는 않으나 60km넘는 속력으로 을룽도까지 3시간에 주파한다. 그런데 배가 아무리 빨라도 울릉도까지는 서울 기준 7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울릉도 공항이 공사 중이니 그 이후에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듯 싶다. 교통에 편해지면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몰아닥칠지는 상상도 안 된다. 대부분 편도 1차선인 울릉도의 길들이 이 많은 인파를 감당할 수 있을까 싶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공항 개항 전 사람이 많지 않을 때 가 보자고 한 것이다. 요즘 많은 관광지의 문제점은 오버투어리즘이 아닐까 싶다.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와 지역 주민들을 힘들게 한다. 여수는 1년에 제주도보다도 많은 1500만명의 사람들이 방문한다. 여수 관광객이면 누구나 찾는 낭만포차 거리를 혐오하는 지역주민들의 불만에 오버투어리즘의 심각성을 절감한다. 

저동항 방파제

저동항에 도착한다. 총 10명의 대원들. 이 중 텐트라도 쳐 본 산행 경험이 있는 녀석들은 3명 뿐이다. 야영은 하루만이고 나머지는 숙소에서 지내기로 했으니 별 문제는 없으리라는 바램을 가져본다^^ 그런데 도착하자 마자 일정을 조정해 준 여행사 후배의 전화가 울린다. 이런... 원래 일정은 내일 등산을 하고 모래 독도를 입도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모래는 배가 안 뜰확율이 높아 독도 가려면 내일 아침에 배를 타야 한다는 것이다. 따져보니 오늘 오후에 깃대봉 등산을 갔다 와야 일정을 맞출 수 있다. 갑자기 바빠진다. 식당으로 들어가 점심식사 후 나리분지로 이동하기로 한다. 밥이 어다로 들어가는 줄도 모르게 식사를 하고 나리분지로 올라간다. 

나리분지

서둘러 등반준비를 마치고 출발한다. 깃대봉까지 거리는 2.5km, 거리가 짧으니 물과 간식만 준비한다. 나리분지는 2013년에 왔을 때 야영을 했던 곳이다. 야영장은 사라지고 공원을 조성해 놓았다. 당시 텐트 안에서 물을 끓이다 냄비가 엎어져 손형호대원이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택시를 대절해 순환도로 개통이 안 된 울릉도를 꺼꾸로 한바퀴 돌아 병원을 찾아 갔다.  택시가 너무 빨리 달리는 것이 무서워, 데인 곳은 하나도 안 아팠다는 형호의 외침이 기억에 선하다^^ 

깃대봉 등산 안내도

울릉도를 대표하는 산은 성인봉이다. 섬에서 1000m 가까운 높이에 울릉도 최고봉이기도 하니 울릉도 등산을 간 사람들은 대부분 성인봉으로 향한다. 그런데 성인봉은 정상에서 조망이 안 좋다. 별로 보이는 것도 없고 장쾌한 맛도 없다. 모름지기 산이 제대로 대접을 받으려면 정상의 전망이 좋아야 한다. 설악산 지리산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으로 대접받는 것도 정상의 장쾌한 풍광 몫이 크다. 800m 조금 넘는 북한산이 명산으로 대접받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그런데 성인봉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이번 원정을 기획하면서 정상 조망이 좋은 봉우리들을 찾았 보았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좋합해보니 깃대봉이 좋다고  추천한다. 등반 거리도 멀리 않으니 오후에 출발해서 다녀오기는 금상첨화다. 가파른 짧은 오르막을 지나니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깃대봉 전망

시야가 조금씩 열리며 탁 트인 풍광이 나타난다.가스가 꼇다 열렸다를 반복하면서 울릉도 북쪽 해안의 아름다운 풍광이 나타난다. 나리분지 전체가 조망되고 북쪽 해안이 넓게 열린다. 아마도 울릉도 최고의 풍광을 보여주고 있는 듯이다. 

깃대봉 정상 전망대

먼저 올라 와 열심히 사진 작업을 하던 젊은 등반객에게 단체 사진 한장을 부탁해 본다. 요즘 산에서 사진 작업은 이전 처럼 왔다 갔다는 기록 한장에 머무르지 않는 것 같다. 산을 올라가는 이유가 사진을 찍기 위해서 인듯도 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몰려 간다는 산이 몇 군데 있다. 대표적으로 청계산과 인왕산이 있다. 그것도 산 전체가 아니라 특정 코스에만 젊은이들이 많다. 가 보면 어느 장소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대부분 SNS에 사진 잘 나오는 곳으로 소문난 곳이다. 그곳은 인왕산 청계산에 오면 누구나 가끔씩 사진을 찍었던 장소들이다. 그런데 SNS 로 유명해 지면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사진 맛집' 이 되었다. 젊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한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노인네들만 많던 인왕산, 청계산을 젊은이들이 계속 올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기우였다. 오히려 노인네들이 밀려나면서 젊은이들이 휠씬 더 많은 청춘의 등산로(?)가 되어가고 있다.   

깃대봉에서 바라보는 나리분지

과학을 담당하는 최금철선생이다. 같이 산악부 지도하던 소인철선생님이 장학사로 영전한 이후, 학교 동료 선생님들께 부탁해서 같이 가고 있다. 여러 해 산에 다녀 본 경험으로 학생들과 등반을 할 때는 반드시 2명 이상의 지도교사가 필요하다. 앞에서 선두를 서면, 맨 뒤에서 후미를 봐야 한다. 특히 등반인원이 10명이 넘어가면 더더욱 그러하다. 이번 울릉도 산행은 최금철 선생님이 여러모로 수고해 주셨다.  

학포야영장. 그림같은 풍광을 자랑한다.

깃대봉 등반을 마치고 학포야영장으로 향한다. 학포야영장은 울릉도, 아니 대한민국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야영장이다. 바닷가 중턱에 자리잡아서 탁트인 조망과 바닷가 기암괴석들이 그 아름다움을 더 한다. 그런데 여기는 인터넷 예약을 받지 않는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은 결과, 너무 일찍 매진되어 많은 민원이 발생하였다. 결국 예약은 받지 않고, 아침 9시 직원이 출근하여 순서대로 텐트 자리를 배정한다. 텐트 자리도 8면 밖에 되지 않는다. 배타고 오후에 도착하는 우리 일정 상 아침 일찍 줄을 서 텐트 자리를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울릉도 지인들에게 부탁하기로 한다. 결국 지인 두분이 아침 4시부터 줄을 서서 텐트 2동 자리를 구한다. 이 자리를 빌어 수고해 주신 민정화씨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학포야영장의 삼겹살 구이

텐트 자리를 잡고 고기를 구워먹는다. 여름이라 집에서 가져온 고기 보관에 신경이 쓰이기는 한데, 전날 냉동시켜서 가져오면 큰 문제는 없다. 아무리 여름이라고 해도 그날 저녁까지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그리고 고기양을 배당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1인당 300g 정도 가져오라고 하면 잘 먹는다. 그 이상이면 대부분 남는다. 다음날 저녁에 먹을 수도 없으니 다 버려야 한다. 얘기를 안 해주면 1인당 1kg 가져오기도 한다ㅎㅎ

 

야외에서 고기를 드실 분들은 꼭 기억하시면 좋다. 아이나 어른이나 고기는 1인당 300g, 그리고 상추같은 야채는 조금만, 대부분 남는다.  

텐트 안이 덥다고 밖에서 잔 녀석^^

다음날 출발 준비를 서두른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독도로 가기 위해 저동항으로 향한다. 그런데 꾸물대다가 출발시간이 늦어 버렸다. 저동항으로 가는 중간에도 여행사에서 계속 연락이 온다. 이런.... 좀 더 꾸물대는아이들을 재촉했어야 했는데... 늘 그렇지만 시간에 쫓기면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더구나 학생들을 데리고 다닐 때는 더 더욱 그렇다. 가는 길에 랜터카가 사고 안 난 것이 다행일 지경이다.

 

이번 여행은 경비 문제로 차량 두대를 랜트해 최금철 선생님과 필자가 운전해 다니고 있다. 그런데 이것도 행정 처리 절차가 복잡하다. 랜터카 하나를 빌리면 학교는 서류 4가지를 요구한다. 랜터카 계약서 원본, 보험 증권, 카드명세서, 사업자 등록증 등. 이런 서류가 반드시 필요한 가 싶어서 서울시 디지털 사업 팀장을 하는 친구에게 공무원 처리 방침을 물어본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랜터카 계약서 하나만 제출한다고 답변해 준다. 하긴 나머지는 필요하면 나중에라도 요청해서 받을 수 있는 서류이다. 왜 이런 서류를 현장교사에게 요구하냐고 행정실에 반문하니 교육청 규정이란다. 이해할 수 없는 행정처리이다.....

 

그나마 운 좋게 출발 직전에 도착해 독도행 배에 올라 탄다.  독도까지 거리는 87km 가 조금 넘는다. 쾌속선으로 1시간 반 거리. 날씨가 좋으니 독도 입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독도 도착. 잔잔한 물결 덕분에 독도에 입도한다. 10년 전 왔을 때는 높은 파도로 섬만 한바퀴 돌고 가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다. 쾌청하고 아름다운 하늘과 어울리는 독도에 상륙한다. 국토 최동단 독도, 아이들도 감격스러운지 사진을 찍으며 이리저리 뛰어 다닌다.  

예나 지금이나 독도는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이다.

독도의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자

 

『세종실록』「지리지」조선 초기 관찬서인 『세종실록』「지리지」
(1454년)는 울릉도와 독도가 강원도 울진현에
속한 두 섬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특히 “우산(독도) 무릉(울릉도)… 두 섬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날씨가 맑으면
바라볼 수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울릉도에서 날씨가 맑은 날 육안으로 보이는
섬은 독도가 유일합니다.

(외교부 독도 자료집 중)

 

멀쩡한 자기나라 땅을 일본과 영토분쟁지역이라고 하는 자가 국방부 장관을 하는 이 나라는 멀쩡한 나라인가?

이런 대한민국 고유영토인 독도를 국방장관이라는 자가, 영토 분쟁 지역이라고 군인교육자료를 만들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멀쩡한 자기 땅을 남의 나라와 영토 분쟁 중이라 표현하는 자를 국방장관으로 두고 있는 이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인가 묻고 싶다. 나라를 팔아 먹겠다는 매국노가 국방부 장관을 하고 있는 꼴 아닌가? 신원식이라는 이 자는 또 얼마 전 북한과의 9.19 군사합의를 깨야한다고 외치고 다녔다. 그리고 국방부 장관이 되자 마자 9.19 군사합의 무효화를 선언하였다. 

 

9.19 군사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일체의 적대행위 전면 중지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의 평화수역화
✔ 교류 및 접촉 활성화를 위한 군사적 대책 강구
✔ 상호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강구

 

도대체 문제가 될만한 조항을 발견할 수 없다. 윤석열 정부는 공중에서의 정찰, 감시까지 포함하는 조항이 우리의 탐색기능을 약화시킨다며 이 조항 무효화를 선언하였다. 부분 무효화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지키는 주요한 이유가 이 조항 때문이다. 공중전략이 상대적으로 약한 북한의 입장에서 이 조항이 9.19 군사합의 핵심일 수밖에 없다. 이제 휴전선에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여기저기 포격훈련이 벌어지고 있다. 만약 우발적 충돌이나 국지전이라도 벌어진다면 신원식, 운석열이 나가 총들고 싸울 것인가?  군대 가 있는 애꿎은 우리 아이들의 목숨이 위태위태해 보인다.  

한국 10대 비경 대풍감

다음날 모노레일을 타고 대풍감으로 향한다. 향목전망대를 지나 가파른 산길을 오르 내리면 더 좋은 풍경의 대풍감을 조망할 수 있다. 그런데 대풍감이라는 지명이 독특하다. 지명의 유래를 알아보자.

 

울릉도는 배를 만들기에 알맞은 나무가 많아 배를 타고 여기에 와서 새 배를 만들어 돛을 높이 달고 바위 구멍에 닻줄을 메어 놓고 본토 쪽으로 불어대는 세찬 바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해서 바위 이름을 대풍감(待風坎)이라고 부른다.

즉 바람을 기다리는 곳이라는 뜻이다. 한국의 10대 비경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다. 

대풍감 제1전망대

모노래일을 타고 내려와 향목 모노래일 정류장 옆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바닷가지만 수도가 있어 라면을 끓여먹기 딱 좋은 곳이다. 라면이 끓어, 먹으려는 찰라 한 녀석이 앗! 뜨거 를 외치며 수돗가로 달려간다. 1학년 하준범 대원인데, 확인해 보니 버너를 만지다가 손가락에 화장을 입은 것이다. 상처가 하얗게 부풀고 있다. 구급낭의 약들로 응급처치를 하고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10년 전에도 손형호 대원이 끓는 국을 엎어 다리를 데였었다. 늘 그렇지만 잠시만 방심하면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7월24일 마지막날이다. 그런데 뱃시간에 오후 5시. 시간 여유가 있어 저동항 해안길을 산책한다. 울릉도는 해안 산책길을 잘 만들어 놓았다. 바닷가 바로 붙은 암벽에 길을 만들어 풍광이 훌륭하다. 물론 날씨가 안 좋거나 파도가 높아지면 갈 수 없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행남 해안 산책로
소라 다리 정상
도동등대 전방대

산책로 끝에는 도동 등대가 있고 등대 옆으로 전망대도 만들어 놓았다. 여기서 아이들에게 퀴즈를 낸다. 우리나라에는 등대가 몇 개쯤 있을까? 대부분 아이들이 200에서 500개 사이라고 대답한다. 정답은 2000개가 넘는다. 지금은 정년 퇴임하신 백택현 선생님의 친구 분이 등대의 전구를 납품하는 일이 하셔서 그 때 확인한 사실이다. 생각보다는 많지 않은가^^

봉래폭포 가는길 풍혈 표지판

마지막 일정으로 봉래폭포로 향한다. 가는 길에 풍혈이 있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풍혈은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것인데, 땅밑으로 흐르는 지하수의 찬공기가 바위틈으로 용출되어 항상 섭씨 4도를 유지하여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국에는 이런 풍혈이 산재해 있다. 유명한 밀양의 얼음골도 이런 원리로 여름에 시원한 것이다.  

봉래폭포

봉래폭포를 마지막으로 울릉도 원정을 마무리 한다. 하준범 대원이 손가락에 화장을 입는 사고도 있었지만 큰 문제 없이 잘 마무리 되었다. 수고한 대원들과 함께 학생들 인솔하느라 수고하신 최금철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러나 저러나 내일 투르키예로 20일간 여행 출발인데 짐을 하나도 안 꾸렸다. 큰일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