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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소함

12월22일 체험학습(만화방) 이야기

2010-12-21

2010년 12월 21일은 국가수준 학력 평가시험이 있는 날입니다. 흔히 '일제고사'라고 하지요. 학생들 학력 측정과 평가를 위해 시험을 보던 날입니다. 전국에서 시도별로 몇 십개학교 정도를 표본 추출하여 봐왔던 시험입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공모 교육감 같은 사람들이 들어서며 일제고사로 바뀌게 됩니다. 그러나 곽노현 교육감이 들어 서며 다시 예전방식으로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그리고 학사일정 상 비게 되는 하루를 체험학습으로 대신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신났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공부 안 하고 소풍간다는데 싫어할 넘이 있겠습니까^^ 

 

  

이대입구 지하철역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일제고사를 보면 좀 어떠냐는 분들도 계십니다. 물론 현재 일제고사의 목적은 표면적으로 학력미달 학생을 가려내 이 숫자를 줄인다는데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별 학교별 학생간 성적이 모두 나와 비교가 가능한데 이 정도에서 그치고 말겠습니까?  그간 교육부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 성적에 의해 학교별 지원의 차등, 교장 인사의 차등, 나아가 교사 평가 항목으로 이용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 했습니다. 그리고 상당 부분 사실로 판명났구요.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예컨데 서초동의 아이들과 망우리 아이들의 학력 격차가 교사의 능력이나 교장의 학교 운영능력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판달 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제가 농담삼아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아이들 성적을 비교 공개하려면 부모의 학력과 출신학교을 같이 공개하라는 것입니다. 이 비교가 나온다면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하여간 이런 우여곡절 끝에 가게 된 체험학습입니다. 그럼 어디로 갈까요? 겨울의 한복판이니 아무래도 야외활동은 무리가 따릅니다. 그래서 가장 많이 선택하는 아이템이 영화관람 되겠습니다. 숭문중학교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영화관람을 선택합니다. 그외에 미술관이나 박물관 곳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서울시내 중학생 전체가 체험학습을 나오니 미어 터지지 않는 곳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고민고민..... 결정한 곳이 부천 '만화박물관' 입니다  정식명칭 '뮤지엄만화규장각'입니다. 그런데 이름이 좀 그렇습니다. 영어 이름도 아니고 규장각도 또 그렇고.... 하여간 왜 이런 명칭을 붙이나 모르겠습니다. 좋은말 다 가져다 붙이면 멋있어 보일까요^^ 그런데 표면적인 행선지만 그렇습니다. 그럼 1학년5반은 대체 어디로 체험학습을 가는 걸까요?

  


반 회장을 맡고 있는 승민이가 보이는 군요. 두번째 서 있는 노스뭐시기 잠바를 입은 녀석입니다. 어느날부터인가 이 노스뭐시가 잠바가 갑자기 대한민국 중고생들의 교복이 되어 버렸습니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 진짜든 짝퉁이든 학교 이아들의 절반이 이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 대단한 열풍입니다. 덕분에 저의 노스뭐시가 잠바는 장농에서 하늘구경을 못하고 있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아이들 대다수가 이 상표의 뜻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북쪽얼굴'은 아닌데 말이지요ㅋㅋ 그럼 무슨 뜻일까요?

  

이 녀석들도 '북쪽얼굴' 잠바군요ㅎㅎ

 

우리나라에서 두,세번째로 길다는 이대역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출발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한동안 에스컬레이터에서 바쁜사람을 위해 한줄로 서 자고 그 난리를 쳤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위험하다며 반대로 난리법석을 떱니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건지요ㅎㅎ 하여간 목적지는 홍대입구역입니다.

 

그래서 도착한 최종 목적지 만화가게입니다^^ 오늘의 체험학습은 만화가게에서 만화보기입니다. 재미있어 보이지 않습니까?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저도 좋아하는 만화가게입니다. 자주는 못 가지만 방학 때면 가끔씩 들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 때 만화가 아이들 공부를 방해한다고 사회의 공적이 되어 버린 적도 있지요ㅎㅎ 그 광풍이 지나가고 이제는 학습만화가 나올 정도로 만화에 대한 이해가 넓어졌습니다.

  

만화는 상상력의 보고입니다. 글로 묘사하거나 화면으로 만들기 어려운 것도 그림 몇장으로 뚝딱 그려냅니다. 어떤 상상도 표현이 가능하지요. 우주나 달에 가보지 못한 옛날, 우주나 달의 풍광의 상상해서 그리 그림이나 만화를 보면 실제와 놀랍만큼 유사합니다. 오늘날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만화가 각광받는 것이 우연은 아니지요.

  

그럼 어쩐 만화를 볼까요. 오늘 제가 고른 것은 '아돌프에게 고한다' 란 만화입니다. 일본만화의 신이라는 불리는 데스카 오사무의 작품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지만 좀 나이든 세대가 기억하는 많은 만화가 그의 작품입니다. 아톰, 리본의 기사, 밀림의 왕자 레오, 블랙잭, 플루토, 폴리스 등 많은 작품을 그려냅니다. 게다가 1950년대 일본에서 누구도 가능하다고 보지 않은 TV 용 애니매이션을 제작하기 시작합니다. 오늘날 전세계를 지배하는 저패니매이션은 바로 데스카 오사무에서 시작된 것 입니다. 그럼 이 녀석들은 무슨 만화를 보고 있을까요?

  

열심히 고르고 있군요^^

  


동길이와 종석이 선택한 만화를 명탐정 코난이군요. 티비 애니매이션으로도 많이 방송되는 작품입니다.

 

준성이는 데스노트를 선택했군요. 영화로 만들어져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작품입니다. 소재가 재미있지 않습니까?  마음에 안 드는 넘, 노트에 이름만 적으면 죽는다^^

  

가장 많은 녀석들이 고른 만화 메이저입니다. 야구만화인데 스토리는 뻔하겠지요. 주인공이 엄청난 어려움을 극복하고 훌륭한 야구선수가 된다는ㅎㅎ

  

만화보다가 배가 고프면 짜장면을 먹습니다. 맛나겠지요. 그러면 자장면값은 누가 낼까요? 물론 담임인 제가 냅니다만, 제가 사는 것은 아닙니다. 1년동안 지각한 녀석들에게 착실하게 걷은 지각비가 있습니다. 예년에는 이 돈으로 학급문고를 구입했는데, 올해는 녀석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짜장면을 먹습니다. 저는 짬뽕을 먹구요.

 

블리치군요.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만화입니다.

  

공포박물관을 들고 있는 익준이는 나중에 19금의 성인만화를 보다가 친구들의 밀고^^로 저에게 핏잔을 듣습니다. 하기 얼마나 호기심이 많을 나이입니까ㅋㅋ

  

풍광 좋은 자리를 잡은 지용이와 승용이군요.



이렇게 5시간 동안의 만화가게 체험학습^^이 마무리 됩니다. 재미있어 보이지 않습니까?  다들 한번 해보시지요. 만화가게 체험. 
읽을 만화가 없다구요. 그럼 몇가지 추천해 드리지요. 먼저 데스카 오사무의 원작을 다시 그린 '프루토' 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그리고 얼만 전 영화로 만들어진 '20세기 소년'도 재미 있습니다. 한국 만화 중에는 뭐니뭐니 해도 허영만 화백의 '식객' 입니다. 옛날 생각이 나시면 고우영 화백의 '삼국지' 도 훌륭합니다

아 한가지 당부 말씀^^ 저와 아이들은 공식적으로 부천 '뮤지엄만화규장각' 에 다녀온 것입니다. 소문내시면 안 됩니다ㅎㅎ  이렇게 인터넷에 올려 놓고 소문내지 말라니 코미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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