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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투르키예(2부), 아나톨리아 반도의 동쪽으로 4 - 에르주름, 시바스

다시 흑해로 나와 조지아로 향한다. 얼마전까지 그루지아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나라, 국호를 조지아로 변경하였다. 와인의 발상지로 지금도 좋은 와인이 많이 나온다고 소문이 난 나라이다. 흑해를 따라 조지아 국경으로 접근하다. 국경에 다가 갈 수록 대기하고 있는 트럭들이 눈에 띄다. 조지아 국경을 넘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다. 조지아는 작은 나라이고 많은 생필품을 육상 무역을 통해 수입한다. 튀르키예는 국경이 맞다아 있고 서구 유럽과 연결이 되어 있으니, 여러 가지 생필품을 공급받는데 유리하다. 드디어 세관에 도착한다. 갑자기 누군가 차를 보자마자 '이거 조지아 못가는 데' 라고 외친다. 응? 무슨 얘기, 내려서 이것 저것 물어본다. 아마도 못 갈 거라고 얘기한다. 물어보니 자세히 대답도 못하고.....  뭐 동네 주민 한마디는 무시하고, 서서히 국경세관에 진입한다. 이민국 직원이 절차를 알려준다. 차량은 운전사만 타고 다른 일행은 걸어서 세관을 지나야 한다. 운전하는 재필이를 보내고 둘은 걸어서 조지아 국경을 넘어간다. 조지아 국경을 넘으니 면세점부터 그 유명한 조지아 와인이 보인다. 어! 가격도 환상. 열심히 면세점에서 쇼핑, 드디어 조지아 와인을 사고 차가 넘어오기를 기다린다. 어! 그런데 왜 차가 안 넘어오지.....

조지아 국경 옆 해변. 튀르키예 흑해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비키니 차림들

결론은 튀르키예에서 빌린 랜터가는 조지아 국경을 넘어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전 정보 입수가 너무 부실했나 보다. 차를 운전한 재필이는 조지아 입국도 못하고 돌아오고, 조지아 넘어갔던 필자와 병준이는 다시 튀르키예로 돌아 온다. 무려 4시간 만에 다시 보니 갑자기 반가움이 밀려 온다^^ 그래도 재필이 한테 한마디 해본다.

 

이 세상에 여행자는 조지아를 가 본 놈하고 못 가본 놈으로 나뉜다^^

식당앞에서 포즈를

에르주름으로 향한다. 원래는 조지아 거쳐서 가기로 한 도시지만 갑자기 일정이 빨라졌다. 여행에서 일정이 단축되는 것은 드물지만 아주 좋은 일이다. 가다 보니 산모양이 예사롭지 않다. 지형적인 특징이 있다. 갑자기 궁금해진다. 찾아보니 토르툼 호수로 이어진다. 

토르툼 호수

오래 전 거대한 절벽의 바위가 무너저 토르툼 계곡을 막아 거대한 호수가 생성되었다. 네개의 폭포가 만들어지고 낙차를 이용한 수력발전소도 건설되었다. 토르툼 호수가 나타났다는 건 에르주름이 100km 남았다는 뜻이다. 

14세기 일 칸국 시절에 지어진 야쿠티예 마드라사

에르주름에 도착, 하루를 묶고 도시를 찾아 나선다. 에르주름은 2000m 넘는 산들에 들러 싸여있는 거대한 분지이다. 해발 1700m 고지에 자리 잡은 튀르키예 동부의 최대도시로 2011년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개최한 동계스포츠의 메카이기도 하다. 좀 더 알아보자.

 

도시 주변에 유프라테스강 발원지와 국제적으로 스키 점프 경기장이 위치한 팔란듀켄 스키 리조트가 위치한다. 구도심에는 셀주크 - 일칸국 시절에 지어진 마드리사가 여행지로 가볼만하다. 튀르키예에서 눈이 가장 많이 오는 곳으로 유명하며, 제일 추운 지역이다. 도시의 기후는 매우 드문 고지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에는 건조하고 따뜻한 봄같은 느낌이 든다. 오래전 부터 동계스포츠 훈련장 및 경기장을 만들어 겨울스포츠 전문 도시로 알려져 있다. 2026년 동계올림픽 유치도 신청했지만, 최종 후보 선정에서 탈락했다. 스포츠 시설이나 숙박시설 평가는 나쁘지 않으나 교통 문제와 고질적인 동부의 치안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나무위키 편집)

Mecidiye 요새

네네 하툰 역사 국립공원으로 향한다. 이전에 러시아와 분쟁에 대비해서 만든 요새가 있다. 튀르키예는 지금은 코커서스 3국이 독립하면서 러시아와 국경이 떨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전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크고 작은 전쟁을 수도 없이 벌였다. 이 곳은 그리 오래된 역사 유적도 아니지만 역사 국립공원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러시아와의 분쟁에 대비하여 애국심을 고취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류팬인 현지 국립공원 안내원

공원관람을 마치고 공원을 나서려는 순간 현지 공원 안내원이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 한국사람인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한국을 다녀왔는지 묻자, 아니라고 한다. 한류에 관심이 많아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공부했다고 한다. 이 튀르키예 동쪽 끝에도 한류 팬이 있는 것을 보니 한류가 세계적인 현상이기는 한 모양이다. 튀르키예를 여행하면서 여러번 겪은 일들이다. 친구들 보여 준다고 같이 사진을 찍자고 부탁한다. 사진을 찍고 기념이 될만한 물건을 찾아본다. 재필이가 천원짜리 한국 지폐 한장을 건네준다. 너무 큰 돈이라고 생각했는지 처음에는 받지 않겠다고 한다. 그리 큰 돈이 아니며 , 친구들에게 자랑하라고 했더니 연신 고맙다는 말을 반복한다. 문화의 힘이다. 스프트 파워라는 말이 있다. 국력이나 경제력, 군사력을 뜻하는 하드파워에 대비해 문화를 비롯한 정신적인 부분을 일컫는 용어이다. 하드파워가 힘에 의한 권위, 복종 등을 뜻한다면 소프트파워는 문화에 의한 동경, 친근감 정서적 이끌림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소프트 파워가 전 세계에 만발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젊은이들이 가장 궁금하고 가보고 싶어하는 뜨거운 나라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비록  일주일에 100시간 노동하자는 정부가 있지만 말이다ㅠㅠ

파란색의 간판의 주류를 파는 식당

  시내로 돌아와 저녁 먹을 곳을 찾아본다. 부엌이 있는 숙소를 얻었으니 해먹을 수도 있지만 나가서 식당을 찾아보기로 한다. 튀르키예 동쪽에서 식당을 찾을 때 늘 고민되는 것이 주류 문제이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주류를 팔지 않는다. 그래서 술과 재료를 사다가 숙소에서 만들어 먹곤 한 것이다. 일반 상점에서도 주류를 팔지 않는다. 다만 파란색 간판을 가진 마트는 술을 파는 경우가 많았다. 불현듯 파란색 간판이 생각이 났다. 혹시 파란색 간판의 주점은 주류를 팔지 않을까? 찾다보니 파란색 식당 간판이 보인다. 혹시나 해서 확인해 보니 주류를 판다고 한다. 아! 그렇군. 파란색 간판의 상점이나 식당은 주류를 파는 곳이었군. 튀르키예 통쪽으로 가시는 분들은 기억해 두시면 좋을 듯한다. 주류가 필요할 때는 파란색 간판^^

주류를 파는 식당

.한국인이 왔다고 술집 사장이 환대를 해준다. 생각보다 현지인들도 많다. 한국인이라는 말에 너도 나도 사진 찍고 건배를 하자고 달려든다. 할아버지인 줄 알았던 같은 연배의 사장과도 치얼스를 외치며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낸다. 늘 있는 일이지만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의 나이를 잘 모른다. 나이가 휠씬 더 들어보이지만 확인해보면 비슷한 연배인 경우가 많다.

도로 변 해바라기 밭

시바스로 향한다.  시바스에 대한 알아보자

 

시바스는 튀르키예 중부의 도시이며 시바스주의 주도이다. 로마 시대에는 세바스티아라고 불렸다. 1059년에 셀주크제국에게 정복된 이후로 튀르크 인이 거주하였다.다니슈맨드 왕조, 롬 셀주크의 지배를 거쳐오스만 제국령이 되었으나 1400년에는 티무르에게 파괴되었다. 현재의 시가지는 1408년에 메흐메트 1세에 의해 재건된 것이다.
오스만 제국 시기에는 그냥 별 볼일 없는 중소도시였지만 1919.9.4 아타튀르크가 중심이 된 튀르키예 최초의 의회가 이곳에서 열리면서 역사 속에 다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이곳에서 최초로 결성된 튀르키예 대 국민 의회(Türkiye Büyük Millet Meclisi)는 튀르키예 독립전쟁을 이끌었으며, 이 의회가 그대로 계승되어 튀르키예 공화국 제헌의회가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고지 지중해성 기후를 가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롬 셀주크 왕조시절에 지어진 대모스크단지가 유명하고, 캉갈군은 튀르키예의 국견인 시와스캉갈과 함께 이 도시의 자랑이다. 칼로도 유명한 시바스는 그 유명한 다마스쿠스 칼을 많이 만든다. 세바스찬이라는 이름이 유래된 도시이기도 하다.     (위키백과 편집)

실크로드 대상들의 숙소를 개조한 호텔

숙소를 찾다보니 베람파사라는 이름의 숙소가 나온다. 실크로드 대상들이 숙소로 쓰던 하느를 호텔로 개조한 곳이다. 그것도 5성급 호텔로 만들었다. 가격이 좀 비싸기는 하지만 언제 실크로드 대상들의 숙소에 묶어 볼수 있을까 싶어서 예약을 한다. 

베람 파사 호텔 중앙 홀

호텔은 대상들이 낙타나 말을 묶어 놓았던 널찍한 중앙 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중앙홀을 한퀴 둘러서 2층의 객실을 가지고 있다. 객실 자체가 그리 넓지는 않은나, 작은 방을 몇개 이어 붙여서 효율적인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생각보니 이번 여행 유일의 5성급 호텔 숙박이었다^^

시바스 시내

시내 관광에 나서본다. 튀르키예 모든 도시가 그렇듯이 시내 중심가에는 큰 모스크가 있고 종교 유적들이 즐비하다. 몇 번 튀르키예 여행을 다녀보면서 느낀 것은 시내 중심에 커다란 모스크를 두고, 이 모스크를 중심으로 도시가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종교나 무덤 관련 유적이 많고 실제 사람들의 생활관 관련된 유적들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오스만이라는 이슬람 왕조 사회의 특징으로 보인다. 즉 왕과 종교 생활이 일반 사람들의 삶보다는 휠씬 더 중요시 되엇을 것이다. 이것은 서유럽의 도시들도 마찬가지이다. 도시 중간에 엄청나게 큰 교회, 성당을 만들고 교회와 관련된 유적들이 그 주위에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시민들의 다양한 편의시설을 만들었던 로마시대의 건축, 도시 계획보다 한참 후퇴한 느낌을 준다. 이것은 오스만이나 서유럽이나 마찬가지다.    

시바스의 칼파는 상점

상가 안쪽에 보니 칼을 파는 상점들이 보인다. 시바스의 또 하나 특산품은 칼이다. 그 유명한 예니체리 부대가 쓰던 칼도 시바스에서 많이 만들었다고 한다. 칼파는 상점으로 들어가 본다. 다양한 칼이 전시되었는데 그 중 눈에 띄는 칼이 있다. 물결 무뉘로 유명한 다마스쿠스 칼이다. 지금은  주방용 칼이나 과도로 사용되고 있지만, 예전에는 다카스쿠스 검로 불리며 중세에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칼이다. 특히 십자군 원정시기 오스만의 다마스쿠스 검은 그 튼튼함과 날카로움으로 유럽인들에게 악마의 검으로 블리게 된다. 어렸을 때 보았던 십자군 영화가 있다. 사자왕 리처드가 자신의 검으로 쇠몽둥이를 내리쳐 두동강을 낸다. 살라딘이 나선다. 살라딘은 비단 스카프를 들더니 공중에서 비단 스카프를 반으로 베어버린다. 실제로 리처드와 살라딘이 그랬는가는 확실하지 않으나, 쇠와 비단을 자른 것은 실제했던 이야기라고 한다. 물론 처음에 유럽인들은 칼로 비단을 자른다는 이 말을 믿지 못했다고 한다. 아버지와 삼촌이 모두 칼을 만들고 있다는 여학생처럼 생긴^^ 고등학교 영어 교사의 도움을 받아 다스마쿠스 칼을 많이(?) 구입한다. 병준이는 이후 한국세관에서 이 칼 때문에 고생을 한다. 결국 칼로 헛튼 짓을 안 한다는 서약서^^를 써 주고 압수를 면할 수 있었다. 다른 일행도 칼이 있는데 왜 자신만 문제 삼냐며 흥분한 병준이에게 필자가 한마디 한다.  병준아! 거울로 니 얼굴을 봐^^   

떠오르기 시작하는 열기구

이제 카파도키아를 향해 간다. 지난 번 여행에서 실패했던 열기구를 타보기 위함이다. 도시 외각에 숙소를 잡고 열기구를 예약한다. 지난번 여행에서는 예약을 하였으나 당일 바람이 많이 불어 취소되고 말았다. 열기구 때문에 카파도키아에 다시 오게 되었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타야한다고 전의를 불태운다. 

 

 

다음날 새벽 픽업 차량이 숙소로 온다. 날씨도 좋아 무사히 열기구 투어를 할 수 있었다. 쉽게 체험해 볼 수 없는 경험이니 20만원 정도의 비용도 그리 비싸지는 않아 보인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2019년 당시, 열기구 운영 업체 대부분을 중국인들이 운영하고 있었다. 워낙 중국인들이 많이 오니 현지 열기구 운영 여행사 대부분 중국인들이 인수한 것이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코로나로 중국인이 사라지며 다시 현지인들이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열기구 한대 값이 승용차 한대 가격이라고 한다. 한번 탑승 인원은 2,30명이니, 단순 셈법으로는 수지 맞는 장사로 보인다. 물론 많은 현장 준비 요원들이 필요하지만, 관광객만 공급될 수 있다면 꽤 짭짤한 장사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열기구 탑승 총평, 비싸지만 한번을 해볼만하다. 그러나 스카이 다이빙이 더 기억에 남는다^^